Petra, Jordan 2012
여호와께 여짜오되 주께서 어찌하여 종을 괴롭게 하시나이까 어찌하여 나로 주의 목전에 은혜를 입게 아니하시고 이 모든 백성을 내게 맡기사 나로 그 짐을 지게 하시나이까
민수기 11:11
지금까지 세상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하나 둘, 돌이켜 보건데 어떤 의지가 개입된 일들도 있었고 또 그렇지 않은 일들도 있었다. 2012년 가을 불현듯 요르단을 방문했던 일은 내 약간의 의지와 나머지 뜻밖의 우연으로 이루어진 일이었다.
카이로 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요르단 아카바 공항에 내렸을 때는 이미 밤시간이었다. 공항 터미널은 텅 비어 있었고 우리는 준비 된 전세버스를 나누어 타고 각자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와디 무사 (모세의 계곡)'인근 '모세의 샘' 근처였다.
모세는 구약성경의 '모세 5경(창세기, 출애굽기, 신명기, 민수기, 레위기)'의 주인공이었고 그를 따랐던 유대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십계명을 전했던 인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지만 오늘날 그의 무덤이 어디에 있는지는 우리가 알지 못한다.(너무 당연한 것인가?)
어쩌면 내가 그 해 가을 둘러 보았던 수많은 계곡과 계곡의 어디즈음엔가 영원히 잠들어 있을런지도.
세상에 우연이란 것이 없다면 그것은 필연일테고 어떤 의지와 목적으로 충만해 한치 오차도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드는데 내 요르단 여행이 그랬다.
하나님은 때때로 시련과 역경을 주시지만 받는 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주시고 그 과정을 묵묵히 이겨낸 자들은 가장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자들이었다.
모세가 바로 그러하였다.
페트라에서 출발해 돌아오는 여정은 늦은 밤시간이었다. 사막의 길 위를 몇 대의 버스들이 나란히 줄지어 달렸다.
일행 중 누군가 용변이 급하다며 차를 세웠고 나는 엉거주춤 차에서 따라 내려 담배 한모금을 피우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바라 본 밤하늘에는 별들이 가득했다. 먼 옛날... 매일 밤마다 모세는 저 별들을 바라보며 희망과 절망을 교차하여 느꼈으리라.
"왜 나여야 하는지? 왜 나에게 이러한 시련을 주시는지?" 원망도 많이 하였으리라.
버스의 '클락숀'이 울리고 사람들이 하나 둘 버스에 오르기 시작하던 그 시간에 별들 사이로 밝은 유성 하나가 땅으로 떨어졌다. 그 순간 나는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유성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