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스만 Mar 04. 2017

파라다이스

에덴은 어디에 있는가

나그네는 마을을 가로질러 들판을 걸으면서부터 바람의 온도가 어느새 바뀌고 있음을 직감했다.  들의 색깔이 옅은 황금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마에 송송한 땀을 한차례 닦아낸 후 그가 긴 한숨을 내 쉬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고 있군..."


기차를 타고 가다 창 밖으로 보이는 전신주에 눈길을 주었다.


하나 둘 셋... 손가락으로 그 숫자를 유심히 헤아리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이 들어 버렸다.


잠에서 깬 후 고개를 들어 바라 본 앞자리 사내의 검은 뒷머리는 이미 하얗게 새어 있었다.


오랫동안 묵혀 있다 우연히 눈에 띈 앨범 속 먼지를 걷어내고 반가운 사진 몇 장을 조심스레이 들추어 보듯이,


아담과 하와가 잃었다고 생각한 낙원 '에덴'은 그들 고단한 삶이 기억해 낸 좋았던 한 시절의 순간이었을 뿐 끝내 그들이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작가의 이전글 사우디 아라비아 발급 신용카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