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세상을 구하는 방법이 뭔지알아?

오아시스 리페어

by 라라

오늘은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기로 한 날이다

그런데 아침부터 집안 공기가 차갑다


할머니와 엄마의 목소리가 섞이며 소란스러운

실랑이가 이어지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방으로 불렀다

침대에 엄마를 눕히고,

아무 말 없이 있는 힘껏 안아주었다


딸의 갑작스러운 포옹에 당황하던 엄마는

이내 긴장을 풀며 “좋다”라고 나직하게 말했다


나는 엄마의 등 뒤에서 물었다


“엄마, 한 사람의 세상을 구하는 방법이 뭔지 알아?

돈인 것 같지? 아니, 온기야.”


돈도, 시간도, 우리를 스쳐 가는 모든 수식어 앞에는

항상 ‘온기’가 붙어야 한다

온기를 가진 돈이 세상을 구하고, 온기를 담은 시간이 사람을 숨 쉬게 한다


지금 할머니에게 필요한 건 옳은 말 한마디보다,

그저 온기를 가진 따뜻한 딸의 존재라는 걸

엄마에게 전하고 싶었다


엄마는 내 품에서 나가 다시 할머니와 투닥거리긴

했지만, 이내 내가 차려놓은 음식들 사이로

엄마의 정성까지 보태어 따뜻한 식탁을 완성해냈다


비로소 집안에 우리들만의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식사를 마치고 본가 근처 산책로를 찾았다


봄날이 찾아왔다는 듯이 새싹들은 만세를 외쳤고,

나 자신에게 맑은 물을 주고 햇빛을 쬐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스스로 충분히 마음을 채우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마주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

새하얀 양말들을 새로 들이는 시간이다

이 장면이 너무 예뻐서,

내 마음에도 기분 좋은 온기가 번진다


오늘, 나의 세상은 무사히 구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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