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확장하는것

오아시스 리페어

by 라라

오늘 새벽엔 쓸 글이 생각나지 않았다

메모장을 뒤적거려도 딱히 어울리는 문장이 없었다


그건 오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신호였다


“도대체 사랑은 어떤 색으로 피어나고,

어떤 형태로 완성되는가?”


상대가 없으면 안 된다는 ‘갈급함’을 확인하는 과정인가?

아니면 오직 그 사람만이 나를 채울 수 있다는 ‘유일함’을 알아가는 여정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진짜 사랑은 상대가 없어서 죽을 것 같은

‘결핍’이 아니다


상대가 곁에 있을 때 내가 비로소 온전해지는

‘충만함’을 깨달아가는 과정이다.


많은 인연이 흩어지는 이유는

‘없으면 안 된다’는 집착은 있었으나,

‘너만이 채울 수 있다’는 유일함의 확신까지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마음은 해일처럼 커지는데,

누군가의 마음은 가뭄처럼 메말라 있을 때


혹은 마음을 먹을수록 그릇은 늘어나는데

정작 그 안이 비어 있어 함께 있어도 외로울 때,

우리는 비로소 이별을 택한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가 ‘인연’으로 이어지는가?


그 시작은 ‘안정감’이라는 울타리다

마치 사고 현장에 잠시 바리케이드를 친 정도의 긴장감


요즘 말로 ‘썸’이라 부르는 그 상태는

사실 서로의 인생에 ‘마음의 사고’가 났음을 직감하는 순간이다


“일단 아무도 들어오지 마세요.

사건 경위를 파악 중입니다.”


(여기서 “사건 덮어!”라고 외치는 권력자, 내면의 계산이나 외부의 유혹이 개입되면, 이 사건은 본질을 잃고 변질되기도 한다)


이 사고를 토대로 서로의 흔적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발표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마음의 시작’이다


우리는 사고가 났음을 인정하고 서로의 마음이 맞닿았음을 확인할 때 비로소 안전하다 느낀다


그때부터 우리는 서로를 ‘애인’이라 부른다


이때부터 우리는 서로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가장 정교한 수사관’이 된다


상대의 영혼 구석구석을 탐색하며 진실을 찾아내는

치열한 시간이 되겠다


그 수사가 미제로 남거나 증거 불충분으로 종결된다면, 그것은 이별 혹은 이혼이다.


더 이상 수사를 이어갈 인력도,

마음의 여력도 바닥났다는 뜻이니까


반면, 수사가 성공적으로 종결된다는 것


그것은 서로와 미래를 함께한다는 약속이다

서로에 대해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확인했고,


이제 그 확신을 토대로 우리의 세계를 더 거대하게

‘확장’시키겠다라는 선언이라 볼 수 있겠다.


“당신은 지금 누구의 영혼을 수사하고 있으며,

그 수사의 끝에서 어떤 미래를 꿈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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