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와 40대의 커리어고민]
대학교 다니면서, 뭐 하고 싶은지 몰랐다.
경영학과 출신이라 그런 거 같기도 하지만, 사실 대학을 다니면서는 열심히 놀건 학교를 다니건 “졸업해서 뭘 할지”는 되게 막연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뭘 하고 싶지”보다는 “어떤 회사를 가지”를 고민했던 거 같고, 직무에 상관없이 그저 이름난 회사를 가고 싶어 했던 거 같다.
사실 지금 생각해도 뭘 하고 싶다는 게 명확한 대학생들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나 같은 경우는 젊었을 때부터, “하나씩 해보고 안 맞으면 버린다, 그러다 보면 마지막에 남는 게 나한테 맞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남은 게 신기하기도 하다)
첫 직장은 이름 닌 그룹사의 계열사.
자금/IR업무를 했었는데, 회사 안정성도 뛰어나고 월급도 좋았지만 뭔가 성에 차지 않았다.
여름휴가를 다녀오던 길에 막연하게 소비재 마케팅”을 해보고 싶다, 후회하더라도 하고 후회하는 게 낫지
않나 “는 생각을 했고,
그 잠깐의 생각이 똥고생의 시작이었다.
두 번째 직장은 사교육 회사.
이 회사를 들어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휴...
이때부터 10년 가까이, 계속 이직을 고민했던 거 같다.
물론 망할 회사는 아니다. 생각보다 월급도 나쁘지 않았고.
( 물론 높다는 것은 아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적당한 학교 출신의 적당한 기업에서 했던 고민에 대한 이야기니. 연대 나와서 현대차 간디고 하면 다른 이야기다. 그랬다면 나도 고민 안 했지...)
다만 내가 고민했던 것은, 그리고 동경했던 것은, 이런 질문들이었다.
이름 들으면 알만한 기업에 다녀보고 싶다
40대까지 마케팅 전문가로 살건가?
지금 직장에 15년씩 다닌 선배들이 내가 되고 싶은 미래인가?
(꼴에) 회사에서 좀 더 리딩하는 역할을 할 수는 없나?
40대가 된 지금,
이 고민을 하던 30대 초반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너는 이직이 필요했다”는 거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이직 이력”은 너의 역량을 보여주는 계기가 된다. 한 회사에서 여러 직무를 경험한 것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건 극히 제한적. 회사이름 + 담당 직무(또는 직책)의 흐름이 너 자신의 커리어를 어떻게 디벨롭하는지 훨씬 쉽게 보여준다.
이런 측면에서, 한 회사에서 연공서열대로 성장하는 것보다는 외부에서 온 경우가 연차도 짧지만 좀 더 상위의 포지션을 가로채는 경우가 많다. (물론 C레벨은 다른 이야기다. 이건 따로 이야기할 예정)
이직을 준비하고 한디는 것 자체가 지금의 직장에서 더 의욕적으로 일할 계기가 된다. 이력서를 쓰다 보면 “특정 분야에서 내 역량을 증명할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내가 참여했던 프로젝트” 한 줄 한 줄이 내 경력이 되고 역량을 증명하는 근거가 된다. 심지어는 프로젝트의 기여도도 봄, 그래서 주니어인데 프로젝트 리딩 경험이 있으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사실 요새 일을 줘도 안 하려는 일부 후배들 보면 어쩌려고 저러나 하는 생각이...)
이직을 잘하려면, 지금 회사가 내임 벨류를 등에 타고 갈 회사가 아니라면, 최대한 많은 일을 잘/주도적으로 해봐야 한다.
더 잘 살아보고 싶고, 더 주도적인 역힐 해보고 싶다면 이직이 답이다.
과거의 나에게 답은 딱 정해준 것 같다.
But, how?
학교도 고만고만하고, 지금 회사도 짜쳐서 회사 네임밸류에 타고 가지도 못하는데 난 어떻게 가고 싶은 기업을 갈 수 있을까?
여기서 중요한 게 step by step, tech tree다.
누가 나에게 이걸 말해줬다면 그렇게 많이 술을 마시며 고민하진 않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