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와 40대의 커리어고민]
스카이 출신도 아닌, 사교육 회사에서 일했던 내가,
국내 top tier 플랫폼 기업의 100명 구성원 리더로 일을 할 수 있기 된 건 (물론) 운이 좋기도 했지만, 운 때문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랑할 것도 없는 경력이다. 다만, 나 같은 처지의 사람도 지금의 회사와 상황을 “탈출” 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을 뿐 - 아마 30대의 나라면 지금의 나를 부러워하겠지)
보통 이 정도 플랫폼 기업 본부장급은 출신 학벌부터 회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내가 가진 제한점을 뛰어넘기 위한 “역량적” 스토리텔링이 “업무 경험”을 근거로 증명되길 요구받기 때문이다.
역량을 증명하는 업무 이력을 쌓는 데는 일에 대한 철학과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이, 깊게 일해봐야 이력도 내공도 쌓이기 때문)
하는 선택마다 기대를 역행하고 “왜 커리어가 내려가기만 하냐”는 핀잔을 듣던 30대의 나에게 그나마 칭찬해 주고 싶은 것은, 그 시절 똥고생하면서도 마음속에 고집스럽게 지켜왔던 일에 대한 (개똥) 철학이다.
이 철학들 덕분에 다른 건 몰라도 일 하나는 누구보다 깊게 보아왔고, 강하게 추진해 올 수 있었고, 그래서 “사업 역량”을 검증받을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40대가 되면 대부분 관리자 레벨로 올라가기 때문에 종합적인 사업 역량을 매우 강하게 요구받는다. 예쁘기만 하고 돈 안 되는 마케팅이나, 막연한 미래를 위한 투자는 그렇게 유의미하지 않게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개발 조직에 있어도 재무부터 영업까지 사업의 value chain을 모르면 말이 안 통한다는 핀잔을 받기 일쑤다.)
1. 일의 시작과 끝을 본다.
- 첫 직장의 첫 업무는 재무팀 출납이었다. 전사의 지류 전표를 접수받고 승인하는 단순한 경리 업무였어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을 때, 하루는 팀장님이 부르더라. 내가 하는 일은 단순히 전표에 승인 도장을 찍는 일이 아니다, 지출 전표 하나를 받으면 이 지출 전표가 어떤 일 때문에 시작됐고 어떻게 진행돼서 어디로 가는지를 읽는다면 출납 업무만 해도 회사의 흐름이 보인다 이야기를 하셨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수많은 실무들을 경험했다. 경리, 마케팅, 영업, 신사업까지. 하지만 이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마케팅을
하면서도 고객 DB가 실제 길바닥에서 어떤 moment of truth를 통해 수집되고 어디까지 흘러가는지 읽을 수 있었고, 영업을 하면서도 내가 팔아야 하는 상품이 어떤 의도로 기획돼서 어떻게 쓰이고 고객센터까지 어떻게 흘러가는지 읽을 수 있었다.
실무란, business value chain을 생생하게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이자 교육의 장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바라보니 지겨운 실무가 다르게 보이고, 업무를 훨씬 깊이 있게 파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다음 꼭지)
2. 무조건 내가 리딩한다.
3. 일 욕심을 부린다.
4. 항상 기회만 보고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