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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직을 위하 현 직장에서 성장 - 마케터

[30대와 40대의 커리어고민]

by 하랑

마케터는 항상 고민이 많고 불안하다.

화려해 보이는 외부에서의 시선과 다르게,

대부분의 회사에서 마케터의 입지는 비교적 약한 편이며 (영업에서 한마디 하면 휘청, 대표님이 한마디 하면 떠 휘청), 돈 안 되는 일을 한다거나 사업을 모른다면서 핀잔받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제철소에서 재무 업무를 하다, “마케터”가 되고 싶다며 1년 만에 회사를 그만둔 신입사원이 나였다.

그만큼 마케터에 대한 환상이 높았고, 마케터가 되고 싶어 인생을 건 도박을 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 도박은 실패라고 손가락질을 받았기에 공황에 걸릴 지경이다 13년이 지난 지금에야 내 자존감은 제자리로 돌아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처절하게 이 길을 걸어봤기 때문에 잘 안다고 자부한다.


30대 극초반, 마케터를 꿈꾸며 새로운 길에 마냥 도취되어 잘 될 거라며 사직서를 제출했던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하지 마라고 말렸을까?


내 최고의 무책임하고 대책 없는 선택이었다.
인생을 걸 각오가 있다면 걸어볼 만한 길이다.


“1년 만에 그만둔 신입”이라는 주홍글씨로 꼭 최종면접에서 탈락을 해대던 내가, 어렵사리 마케터로 입사한 곳은 그저 그런 회사였다.

그저 그런 회사에서 내가 처음 했던 마케팅 업무는? 말이 좋아 바이럴, 퍼포먼스 마케팅이었지 사실 카페운영, DB 개더링이었다.

마케팅한다고 야심 차게 그만뒀지만 그래서 뭘 하냐고 누가 물어보면 부끄러워서 대답하기도 힘들었다.


뿐만 아니라 의사결정권자(지금은 세련되게 C레벨이라 부르더라)와 회의할 때 마케팅 의견을 내면 항상 듣던 질문,


그래서 얼마 들어?
그래서 얼마 벌어?


아주 그냥 마케터로서 자존감이 바사삭 되는 순간이고, 그 틈을 타서 공격해 대는 사업부, 경영관리 팀들이 얼마나 얄밉던지. (아마 많은 마케터들이 겪고 있을 맘고생일 거야...)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니 왜 그게 최고의 선택이라고 하는 걸까? 나는 누가 물어봐도 마케터로서의 경로 선택을 매우 감사하게 느끼고 있고, 내 성장에 큰 자양분이 됐는데, 이는 (as long as) 스스로가 성장 욕구가 있고 일 욕심이 있다면, 마케팅이 가진 직무적 특성은 개인 성장에 매우 큰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광의의 마케팅 : 신사업 기획부터 4P 전략까지

- (좀만 부지런하다면) 비즈니스 전체의 Value chain에 대한 감각을 익히기 딱 좋고

- 이후 다른 직무 경험이 얹어졌을 때 “사기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성장을 원한다면 주니어시절 마케팅 실무에 한 번쯤 업무를 푹 담가보는 것은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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