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워너비 M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트밀니트 Oct 12. 2023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사람/상황/환경)

‘나’ 공부하기 1


요즈음 스스로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껍데기만 있고 알맹이는 없는 느낌. 시선이 외부로 향해있고 스스로는 등한시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사이클이다. 조직 특성 불문 14년 동안 간호사로서 빡센 여초, 간호사 세계(?)에 몸담고 지내면서 자연스레 몸이 벤 게 있다.


1. 내가 좋고 싫은 건 안중에도 없이 반사적으로 주변 분위기/상황/사람에 나를 맞추고 보는 것

2. 무지성 맞장구나 리액션을 퍼주는 것

3. 주변 눈치 보느라 스스로는 돌보지 않는 것


물론 사회성의 일부로 적당하면 좋은 것들이지만 적당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간호사들이 많다.(나 포함) 그래서 간호사 집단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마지막 퇴사 이후 그쪽으로는 웬만함 돌아가지 않으려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한 연장선 상에서 오늘은 시선을 내부로 돌리는 작업을 하겠다. 은연중에 느껴지는 불쾌함, 불편함에도 흐린 눈 혹은 무시해 버리고 주변 환경/남/상황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내 마음을 등한시해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 나와 함께 따라가 보자. 내 마음의 신호를.


‘나는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걸 싫어하는가?’




1. 좋아하는 사람 VS 싫어하는 사람


이걸 딱딱 나눈다는 게 웃기는 일이기도 하고 나눈다 하더라도 사회생활이라 싫은 사람을 피할 수만은 없는 노릇. 하지만 인지하는 것과 모르고 넘기는 건 다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관계성 때문에, 혹은 상황이 빠르게 흘러가면서 인지하지 못한 채 관계에 이끌려가는 경우가 많다. 관계에 고통받으면서도 불편함이 어디서 오는지를 모른다. 소중한 나는 굳이 그걸 참고 견딜 필요가 없다.


내가 기준을 확실히 둔다면 좋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고,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어도 날 탓하지 않고 현명한 내적 거리 두기를 할 수 있다.

https://pin.it/5bMEKCO

나는 쿨하고 산뜻한 느낌의 사람이 좋다. 이거면 이거, 저거면 저거. 투명해서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 적당히 덤벙거리고 둔하며 적당히 남에게 관심 없는 사람. 나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람. 가끔은 자유로운 영혼인 날 내버려두는 사람. 내 오래된 단짝도 그런 사람이다.


반대로


너무 섬세하고 복잡하며 꼼꼼한 사람. 나에게 관심이 너무 많은 사람.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 나의 자유를 자꾸 침범하는 사람. 내 호의가 권리인 줄 아는 사람. 보이는 모습만 보고 속단하는 사람. 은근슬쩍 눈치 줘서 자기 입맛대로 하려는 사람. (싫어하는 게 너무 당연한 건가)


글을 쓰면서 깨달았다. 아, 그래서 그 사람과 이야기하고 나면 알 수 없이 뭔가가 께름칙했구나. 이제야 내 마음을 어느 정도 알겠다.



2. 좋아하는 상황 VS 싫어하는 상황


나에게 적당히 관심 가져 주는 상황, 1:1로 소통하는 상황, 유동적이고 개별적인 상황이 좋다. 반대로 소외되는 상황에 민감한 것 같다. 다:다 혹은 1:다 상황은 불편하다. 적당히 상황에 맞는 말만 즉흥적으로 던지고 의미 없는 말들만 허공으로 사라지는 상황

회사 다닐 때 회의시간이 제일 싫었다. 그럴 바엔 차라리 혼자가 낫고 차라리 내가 앞에 나서서 발표하는 게 낫다. 물론 누구와 있냐 와 다른데 내 고향 친구들이랑 있으면 넷이라도 즐겁다.



3. 좋아하는 환경 VS 싫어하는 환경


기본적으로 카페처럼 잔잔한 소음이 있는 곳이 좋다. 혼자 있는 걸 제일 좋아한다.

https://pin.it/500uUKf

놀이공원, 시장처럼 너무 시끄러운 환경 혹은 독서실처럼 너무 조용한 곳은 부담스럽다. 다수의 사람이 꽉 들어찬 유동성 없는 사무실 분위기는 숨이 막힌다. (소수면 그나마 낫다.)


https://pin.it/2satCAZ

병원에서 일할 때 내가 돌아다니면서 환자, 의사, 동료와 개별 소통하는 게 전 직장 사무실에서 숨죽여 서로 눈치 보며 마우스 클릭 소리만 들리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또 권위와 파워가 압도된 자리는 너무너무너무너무 불편하다.


https://pin.it/4J1YtHt





글쓰기를 함으로써 다시 시선을 나에게로 돌렸다. 이제 내가 왜 요즘 불편했는지 알게 됐다. 완전히 착하지 못할 바엔 애매하기 걸치지 말고 차라리 나쁜 X이 되자


https://pin.it/4LwohT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