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밤새 폭우와 천둥번개에 밤잠을 설치고,
이른 아침 호숫가에 산책을 다녀오고,
시원한 커피 한 잔도 하고,
피곤해진 가족들 식사로 소고기 만둣국을 끓이고,
동네 작은 도서관을 찾아
차분히 아다지오를 듣는다.
https://youtu.be/Jqv31m3C4iQ?si=9B3-KwHMCYuEIs9a
바벨, 알비노니, 라흐마니노프 등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사에 대한 책을 읽는다.
이사를 위해 정리해야 할 성가신 짐 중에 책 만한 것도 없다. 작지만 무겁고, 가득 쌓인 먼지에 더해 습한 내음은 늘 곤혹스럽다.
한 권씩 꺼내 언제 읽고 어떤 느낌이었나를 회상하는데 늘 그렇듯 고양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순간 아다지오가 끝이 났는지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따라 새로운 느낌의 연주가 흘러나온다.
라벨의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
https://youtu.be/GKkeDqJBlK8?si=wH85EmZCYsyeAVJj
다시 고양이의 시선으로.
마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보듯
사람들의 우스꽝스러운 허영을 꼬집는다.
어느새 고양이마냥 느릿느릿
한걸음 한걸음
세상에 무관심하다는 듯
천천히 천천히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