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평가는 우수, 그러나 예산은 삭감

by F와 T 공생하기

왜 그런 말 있지 않나?


내가 웬만하면 참을라 그랬는데...


지금 딱 그런 심정이다. 보통 말하면 후회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좀처럼 마음이 사그라들지 않는다.


과제 평가를 통해 우수등급을 받았다.


모두들 힘든 가운데 각자의 일에 충실한 덕분에 과제 평가를 나름 잘 받았다.


그런데 청천벽력 같이, 아니 어이없게도 예산이 삭감되었다.

그것도 30%씩이나.


우수는 했지만 국가가 우선적으로 집행해야 하는 일들이 생겼으니 예산을 조정해 다른 곳에 더 빨리 투자해야겠으니

이래저래 이만큼 줄였다. 왜 말을 못 하는지? 말이 안 되는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럼에도

30% 삭감의 이유는 없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아무도 묻지 않는다.

아무도 따지지 않는다.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30%만큼 일을 덜 하면 되지 않는가?


현실에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가관인 것은

문서상 원래 목표는 그대로 두고, 원 계획을 제출하라고 한다.


세상의 어느 간 큰 사람이 나라님이 하라시는데 감히 다른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박탈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또한 동료들이 가장 먼저 싫어한다.

공노비는 공노비의 삶에 만족하고 조용히 살아가야 한다.

감히 고개를 쳐 들었다가는 영구 퇴출된다.

반역자로 목이 잘려 온갖 설움 속에 결국에는 존엄을 상실하는 길에 이르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정부출연연구기관에게 묻더라.


"

지금까지 뭐 했냐고?

앞으로는 정신 좀 차리고, 박차를 가해 국가경제성장을 위해 힘써 달라고.

"


정부출연연구소는 정부가 출연해서 과기부의 기획과 기재부의 승인으로 예산이 집행된다.

사실상 각 연구소의 기획 기능은 전무하다. 행정부 관료가 찍어주면 그것을 윤이 나도록 해서 올리면 된다.

또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회는 정부부처 차관들이 이사로서 참석해 기획안을 승인하고, 집행을 관리한다.


실무는 연구소에서 하지 않았느냐? 잘하지 그랬어?


예산이 줄면, 준 만큼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하라신다.

사실은 '알면서...'라고 속삭일 듯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네, 알겠습니다.' 하고, 하는 것처럼, 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연구원이 해야 할 일이 된다.



정부가 편법을 부추긴다.



나는 묻고 싶다.

좋다. 내가 일을 못했다 치자.

그럼, 내게 수십 년 일을 시킨 사람은 내가 못하는데 왜 수십 년을 계속 방치했는가?


국책 연구소로 집행되는 연구비가 한 해에 수 조에서 수십 조에 이른다.


수십 년의 투자에도 효과가 미미하다면,

한 번쯤은 의심해 보야야 하지 않을까?



국가가 연구개발을 주도한 결과,

성공률은 100%에 육박하지만 왜 사회로 환원되지 않는가?

막대한 연구비를 쏟아붓고도 왜 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가?


과기부 주도의 정책, 집행, 평가 등의 생태계에 큰 구멍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왜 하지 않는가?



'저 사람, 좀 그렇죠?'

'참, 눈치 없죠?'

'도대체 왜 저리도 부정적이죠?'

'대충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척만 하면 평생 먹고사는데...'

'편하게 해외 파견 다니다 한 자리해 먹고 나가면 되는데, 굳이...'



대한민국은 한 해 수십 조원에 달하는 인건비와 연구비를 투자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국책연구소에 무엇을 바라는지부터 밝히라.

기초연구를 할지,

기술개발을 할지,

상용화를 할지,

...


원하는 것에 맞춰서 조직을 꾸리고 평가하고, 대우하라.


오늘은 기초를 하라, 내일은 돈이 되는 것을 하라,

또 언제는 민간이 못하거나 하지 않는 것을 하라고...


제발 말이 되는 소리를 하면 좋겠다.


수미상관이 되지 않는다.


그 사이 신뢰는 깨지고, 능력은 감퇴하고, 남루한 자리 지키기만 남는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해 본다.


더 이상 공공이 민간을 따라가거나 지원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 참에 관료가 지배하는 공공 자원을 국민 모두에게 돌려주라.

과거 70년대처럼 국가가 연구개발을 주도하던 시대는 이미 끝을 본 지가 한참이다.

공공 연구개발은 해체하는 것이 맞다.

세금을 덜 걷거나,

좀 뭐 하면 기술창업자들에게 지원하라.



납세자들이여, 대한민국호의 투자 수익률을 높이라.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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