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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의 쓸모 Oct 20. 2022

[에세이] 글을 쌓다

어떤 글을 쓸까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간단하다. 글을 써보고 싶어서다.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도, 글을 쓰고 싶어서다. 그런데 막상 블로그든 브런치든 시작해보고 나니 막상 쓸 수 있는 글이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알지 못했다.


내가 쓰는 글이라고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게 전부였다. 인스타그램에서 꽤나 오랫동안 그렇게 글을 써오면서 나름대로의 콘셉트를 잡았다. 그리고 글을 더 써보고 싶은 욕심에 블로그를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은 사진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이다 보니 글로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작정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더 자유롭게, 더 풍성하게 하고 싶어서. 블로그를 시작해보니 책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 말고 더 많은 글을 적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글을 쓸 소재가 없었다. 아이디어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흐지부지 되었고, 지금도 사실 겨우겨우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있다.


두 달 전, 우연히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어 브런치도 시작하게 되었다. ‘여기서도 책에 대한 글을 업로드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한 주에 한 개에서 두 개의 글을 업로드하다 보니, 10개가 넘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런데 막상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운영하는 사람들을 둘러보니 나름대로의 콘셉트가 있었다. 무엇보다 일관된 글의 주제들이 있었다. 인스타그램으로 시작해 블로그, 브런치로 글을 쓰는 플랫폼을 하나씩 늘려나갔지만 막상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의 차이, 블로그와 브런치의 차이는 한 채 CRTL+C, CRTL+V만 하고 있던 내 모습을 발견했다.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은 있었지만, 정작 내가 쓸 수 있는 글은 없는 듯했다. 그러다 보니 현타가 왔다. 플랫폼마다 서로 다른 글을 쓰는 건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기에 쉽게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내가 쓰고 싶은 글은 무엇일까? 어떤 정보를 공유하는 글을 쓸 자신은 없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나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글을 써보고 싶었다. 그리고 때로는 남들에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글을 써보고 싶기도 했다. (인스타그램과 달리 브런치와 블로그에는 지인들과 이웃이나 구독자로 별로 추가되어 않아서 훨씬 자유롭다.) 그렇게 감정을 정리하고 털어내는 글을 써보고 싶다.


‘좋아요’ 수나 이웃 수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 좀 더 진솔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사람들과 조금이나마 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렇게 표현한 글이 때로는 감성적이고, 때로는 이성적이고, 또 때로는 딱딱하다 하더라도 말이다.




두서없이 글을 써내려 오다 보니 이제야 조금은 생각이 정리되는 듯하다.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싶었는지 조금 더 명확해졌다. 아직 필력이 부족하기에 연습도 많이 필요하다는 것도 새삼 느꼈다. 글을 쓰면서 문득 어떤 생각이 들었다.


글은 쌓아가는 것이다


처음부터 뭐든 잘할 수 없지 않은가. 나도 처음에 글을 썼을 때, 내가 쓴 글을 읽으면서도 ‘무슨 말을 하는 거지?’라고 생각한 글이 너무나도 많았다. 지금은 다 지워서 기록도, 기억도 남아있지 않은 글이지만.


내 가치관을 남기는 글. 나를 더 솔직하게 그리고 진솔하게 표현하는 글. 그리고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글. 그렇게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글. 이런 글을 쓸 수 있을 때까지 하나하나 글을 쌓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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