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4년 차, 이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조급하게 먹지 않기 위한 스스로의 마인드셋

by obri

2016년 12월, 첫 직장에 취직한지도 벌써 4년 하고 3개월이 지났다. 대학교를 다닐 때나, 아르바이트에 몰두해 있던 시간들도 한 달 한 달 정말 시간이 빠르게 가는구나 싶었던 때였지만, 직장을 다니는 시간은 어떤 시간과도 비교할 수 없게 빠르게 흘러갔다.


같은 루틴을 반복하며 일일 업무와 주간, 월간으로 해야 할 업무들을 그냥, 정말 그냥, 하다 보면 한 달이 지나있고, "와 벌써 월말이네?" 하면서 다시 월말 보고를 작성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직장에 적응하는 1년, 업무에 익숙해지는 2, 3년이 지나고 작년에 나는 내 인생에서 첫 번째 승진을 했다. 사원에서 대리로 승진을 하기 전에 날 지켜주던 사수는 퇴사를 했기 때문에 대리 업무야 늘상 하는 업무였다. 하지만 과장님은 "이제 내가 대리를 달았으니, 더욱 업무에 책임을 가져야 한다. 자신감 있게 일을 진행하자."와 같은 대리로서의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하나 둘 스스로 진행하는 업무들이 생겼고, 바쁘고 때로는 버거운 일들도 있었지만, 나름의 재미를 느끼며 일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회사에서 인정받고 많은 업무를 경험하여 업무 역량이 커져서 맡고 있는 부서에서 일적으로 힘겨운 일이 적어지게 되었을 즈음, 이전에도 말은 했지만 실제로 실행하진 않았던 "이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직을 생각한 순간은 지금이 처음은 아니다. 평생직장이라는 단어가 옛날 단어가 되었다고 하듯 이직은 요즘 세대의 내 또래 사람들에게는 흔한 일이다. 이미 친구들 중에도 세 번째 직장을 다니는 친구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나 또한 4년의 시간 동안 이직을 고민한 순간들이 있었다.


1. 인간관계

첫 번째 시련은 직장생활을 하게 된 지 한 달도 채 되기 전에 찾아왔다. 다소 보수적인 회사를 선택했다고 알고 있기도 했고, 군대를 다녀온 남자로서 어느 정도 갈굼에 대한 역치는 높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입사원 연수가 끝나고 부서 배치를 받아서 만난 내 사수는 만만치 않은 사람이었다.


해병대 출신의 사수가 보수적인 회사 분위기와 만났기 때문인지 업무 스타일이 굉장히 강압적이었고, 반말은 기본이고 욕설까지 들으면서 업무를 해야 했다. 현재는 직장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서 본사의 경우는 많은 부분 분위기가 개선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사수와 같은 업무 스타일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사수는 다른 부서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고, 그의 업무 스타일 때문에 마케터, 영업사원들도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았다.


어쨌든 보수적인 회사의 군대식 문화의 수혜를 받은 사수로 인해 나는 회사를 다닌 지 한 달이 되었을 때부터 이직을 생각했다. 아니, 퇴사를 생각했다.

업무적으로 내가 잘못했을 때 혼을 내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원색적인 욕설과 일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일을 시키는 것은 정말 힘들었다.


그럴 때마다 취업 준비생 때의 힘든 생활을 떠올렸다. 어떻게 취업한 회사인데, 나는 면접에 자신이 없어서 정말 어렵게 취업을 했다. 이런 사람 때문에 퇴사를 할 수 없었다. 일단은 버티고 또 버텼다. 대들기도 했고, 주눅 들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마냥 무서웠던 사수는 나를 마냥 비난하진 않았고, 적어도 물어보면 알려주는 사람이 되었다. 사수와의 관계가 개선되자 인간관계로 인한 퇴사 생각은 자연스레 해결되었다.


2. 회사에 대한 실망

주변 대학교 동기들은 대부분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래서 내가 취업준비를 조금은 길게 했다고 하더라도 내 주변 친구들보다는 취업을 빨리 한 편이었다. 그래서 비교대상이 적었던 탓일까? 내가 사회초년생일 때 보이지 않았던, 아니면 알더라도 원래 그런가 보다 하면서 다녔던 회사의 단점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퇴사한 회사 선배들이 아쉬워하던 것들을 정확히 이해한 것은 3년쯤 된 시기인 것 같다. 물론 그대로 드러나는 단편적인 단점들도 많다. 포괄임금제라던지, 워라벨이 보장되지 않는 문제라던지, 연봉 인상에 인색하다던지, 보수적인 문화라던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알면서도 수긍하며 다닐만했다. 하지만 내가 이 회사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이런 이유들 보다는 좀 더 회사의 미래에 관한 것들이었다. 이대로라면 회사의 미래가 긍정적이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발견했다.


경력직을 뽑지 않는다. 처음엔 바닥부터 올라간 과차장님, 그 위의 인사들이 너무 대단해 보였다. 물론 대단하긴 하다. 한 회사에서 20년, 30년을 근무하면서 회사와 함께 울고 웃었던 그 세월을 폄하할 순 없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무능한 인사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꼰대'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모두 다 우리 회사에 모여있는 느낌이었다.


회사의 어떤 부서에 자리가 비었을 때, 경력직을 뽑는 것은 업무 공백을 없애는 것 이외에도 정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이고, 새로운 개념들이 들어오는 것이다. 이 회사는 그런 것들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새로운 문화의 이입 없이 미래를 선도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다. 그 결과 고인물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집합체가 되었다.


그 현상은 원래 하던 업무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새로운 업무가 주어졌을 때 분명하게 나타난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작년의 SAP 시스템 도입 업무를 할 때, 다시 한번, 확실히 이직을 결심했다. 사원, 대리급이 업무를 주도했고, 여전히 과장 이상의 사람들은 시스템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업무를 지시할 때는, 업무를 이해해야 한다. 업무를 이해하지 못하고 업무를 지시하는 것은 또 다른 불필요한 업무를 만드는 것 밖에는 안된다.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낭비했고, 그에 대한 보상은 없었다. "모두의 수고와 노력으로 시스템을 안정시켰습니다."라는 신파는 필요 없다. 적어도 실제로 노력한 사람들에게는 그만큼의 보상을 주었으면 했다.


3. 개인의 발전

인간관계에 대한 문제와 회사에 대한 실망이 계속되면서 이직에 대한 생각이 굳어지고 스스로에 대한 발전으로 발전되었다.


이직을 하기로 결정한 상태에서 어떤 회사로 이직을 할 것인가?로 생각을 발전시켰는데, 내가 현 직장에서 느꼈던 불만과 희망사항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멘토를 만나고 싶음, 워라벨이 지켜지는 것, 성장성이 있는가 정도로 생각이 좁혀졌다.


회사를 다니게 되면 일주일에 다섯 번,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회사에서 지내게 될 텐데, 이왕이면 개인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회사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신입 때와는 다르게 정말 가고 싶은 회사를 가야겠다는 생각과 다음 회사와 그다음 회사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평생 식품회사를 다닐 것인가? 평생 공장을 다닐 것인가? 식품공장에 다닌다고 해서 모두가 식품업계에 특화된 업무를 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다음 회사, 그리고 그다음 회사를 통해서 결국에는 성장하는 업종에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식품제조업 경험을 살려 식품 유통업계로 진출하여 그다음 회사는 유통사에서 식품이 아닌 다른 것을 할 수는 없을지, 아니면 식품회사의 다른 직무로 이동하여 다른 업종에서 근무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든다던지. 하는 생각들......


몇몇 회사에 이력서를 넣어보고 면접을 봐보았지만 쉽지 않은 길인 것은 확실하다.




2021.03 올해의 목표로 이직을 꿈꾸며 실행에 옮긴 지 어느덧 세 달이 넘어가고 있다.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만큼 조급 해지는 마음이다.


쉽지 않은 길인 만큼 신중하고 확실하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급한 마음은 접어두고, 첫 직장을 위한 구직활동이 아닌 이직 시장을 공략하는 경력직 지원자로서 정말 가고 싶은 회사, 모든 것을 충족하진 않더라도 내가 정한 기준을 한두 가지라도 충족하는 회사를 지원하도록 하자.


현재 직장에서 느끼는 불만들이 다음 직장에서는 어느 정도 해소되길, 그래야 개인의 발전을 이루고 그다음 미래를 생각할 수 있기를.


그렇게 조급한 마음은 넣어두고 단단한 마음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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