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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옥진 Oct 10. 2022

이래저래 뼈맞았다.



브런치북 출간 작가로 선정된 사실을 안게 지난해 11월, 그리고 첫 미팅으로 시작해서 프로모션이 종료된 지 대충 두 달 된 거 같다.


9회에 선정된 출간 작가는 모두 10명. 우린 입사 동기처럼 카톡방에서 글은 잘 쓰고 있는지, 출판사랑 힘들지는 않은지, 표지 이미지는 어떤지, 중쇄는 나갔는지 등 서로의 소식을 함께 나누며 몇 달의 시간을 보냈다. 특히 8명 중 2명은 해외에, 한 명은 제주도에서 오가는 상황이라 다 같이 얼굴 보기가 힘들기도 했고 코로나로 뭔가 만나는 행위 자체가 쉽지 않아지기도 해서 좀 애틋해졌달까?


꼭 브런치북 출간 프로젝트가 아니어도 책을 내 본 사람은 아마 알 거다. 책 원고를 다 털고 나면 그다음은 오직 판매. 판매만이 남는다.


필자가 유명하거나, 콘텐츠가 독보적이거나, 타이밍이 딱! 좋았거나… 홍보마케팅 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이유로 책은 팔리고, 필자가 유명하지 않거나, 콘텐츠가 타이밍이 좋지 않거나, 내용이 별로거나 등 여러 잉 로 책이 팔리지 않기도 한다. 책이 나온 지 2년 만에 역주행하기도 하고 책의 흥망성쇠는 사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필자는 그 글을 완성하기까지 나름의 인고의 시간을 들였고, 고민에 고민을 더해 콘텐츠를 구성하고 또 한자한자 쌓아나가며 손가락 마디와 손목이 나가는 순간을 감내하고 완성했다는 것. 그건 책을 출판하건, 논문을 내건 비슷할 것이다. 설령 자가출판이었다 하더라도 글쓴이의 노고는 동일하다.


오늘 팔로잉하던 카카오 브런치 관계자의 인스타 그램에서 9회에 선정된 오지은 작가님의 책 표지를 발견하고 반가웠다. 누군가가 나의 지인의 책을 읽어준 감사함 같은 것이었다.



일반인 중에 글을 잘 쓰는 사람의 책이지
글 쓰는 사람 사이에서
최고로 글 잘 쓰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책은 아니다.


뼈맞았다. 나도 안다. 나의 글이 글 쓰는 사람 사이에 두면 결코 잘 쓰는 글에 아니라는 것은. 취향에 안 맞는 거야 뭐 모두를 충족시켜줄 수는 없는 일이지만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많이 아팠다. 더군다나 저런 멘트를 브런치 관계자의 인스타에서 보게 될 줄이야. ㅋㅋㅋ


몇 달간 출근과 육아를 병행하며 모든 자투리 시간을 탈탈 털어내 만든 책이다. 바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썼다. 글 쓰는 행위가 주는 즐거움으로 썼다. 판매는 좀 아쉽지만 그거면 되었다 생각했다.


오탈자도 있고 분명 비문도 있고, 잘못된 내용도 있을 것이다. 뭐. 워낙 이런 리뷰 저런 리뷰 많이 봐서 그런가 보다 싶다가도 그게 브런치 관계자의 글이라니… 어차피 책이 나오면 “판매”라는 엄중한 평가를 받게 마련이라 왠만한 리뷰엔 덤덤했는데. 본중 제일 매서운 리뷰였다.


이런 나의 마음이 중쇄를 못 찍은 비루한 판매고의 소유자가 가지는 자격지심이 아니길 바라며 오늘도 고민한다. 뭘 또 써보지? 뭘 써야 신나고 재미있지? 난 글로 즐겁고 재미있게 살고 싶다. 그게 평범한 직장인의 아주 원대한 로망이다. 뭐. 완성도는 내가 셰익스피어도, 하루키도, 김훈도 아니니 내 수준에 맞는 정도를 찾는 걸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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