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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옥진 Jan 05. 2023

한해의 시작은 연간 재무 계획 정리부터

1년 치 예상 수입과 지출을 한눈에! 




돈관리. 영원한 숙제다. 프리랜서 시절부터 지금까지 늘 우리는 돈이 없고, 늘 빠듯하며 늘 써야 할 돈이 많다.  이 와중에 우리는 노후 대책과 자라날 자녀의 교육비까지 고민해야 하니 산 넘어 산이다. 


직장인의 지갑은 유리지갑이라 하지 않던가. 월급이 10원이 늘면 관련 공제금액은 칼같이 늘어난다. 아주 얄짤 없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기본 공제에 소득세까지 깔끔하게 떼고 나면 참 허망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오늘을 아는 것이 재테크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매년 1월이 되면 꼭 연간 수입과 상여, 지출 등을 정리해서 매월 해당하는 금액이 예상했던 대로 들어오는지 꼼꼼하게 체크하는 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이 바로 급여명세서!


급여명세서는 보통 


- 급여 : 기본급, 수당

- 공제 : 국민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고용보험, 소득세, 지방소득세

- 급여 외 소득 : 상여금


로 구성되어 있다. 


그럼 그다음 순서는 엑셀을 켜서 가로축은 1~12월, 세로축은 수입과 지출을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수입은 다시 급여와 공제항목을 칸칸이 만들어둔다. 여기에 급



수입에서 각종 공제를 제하고, 부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수입을 더하면  나의 1년간 나의 가처분 소득이 나온다. 그리고 매월 명세서를 받으면 내가 인지하고 있는 금액 그대로 가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우리 회사는 월급 인상분을 이사회총회가 끝난 3월에 반영을 하기 때문에 1,2월까지는 전년도 월급과 공제 규모가 유지되지만 3월에는 1.2월에 지급하지 못한 인상분을 월급에 반영한다. 추석이나 설 상여 같은 경우는 달력을 보고 어느월에 지급될지를 기록해두고 연말정산도 매년 1월쯤 한번 시뮬레이션을 돌려본다. 납세자 연맹을 활용하면 어느 정도 예상 금액을 계산할 수 있다. 나의 연 소득이 원천징수영수증에 어떻게 기록되는지도 해마다 확인하기 때문에 어떤 항목은 소득에 반영되고, 어떤 항목은 반영되지 않는지도 이미 체크가 끝나 있는 상태이다.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은 보통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전년 소득대비 과소 혹은 과대 집계된 건 없는지 보고 금액이 조정되는데, 건강보험은 보통 5월 정도였고 국민연금이나 고용보험도 미묘하게 요율이 바뀌는 순간이 한 번쯤 있다. 그럼 그런 미묘한 순간들까지 예상하는 수치를 써둔다. 


그렇게 정리하고 나면 12개월간의 나의 소득은 절대 동일하지 않다. 상여금, 연말정산 환급금, 전년도 과소 책정된 각종 공제금액의 반영, 수시로 변하는 연금과 건강보험 요율 등으로 인해 거의 매달 수치가 크건 작건 조금씩 달라진다. 금액이 완벽하게 똑같은 달과 그렇지 않은 달은 반반 정도인 듯하다. 


수입을 정리했다면 다음 순서는 지출이다. 지출 역시 매달 조금씩 다르다. 보통 많이 하는 방식을 참고해서 카테고리를 정리했는데, 교통, 통신, 회사 중식, 정기결제, 관리비 등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영역이라서 고정비용에 넣고, 저축이나 연금, 대출, 보험 등의 항목이 많아 금융 카테고리를 만들어 구분했다. 금융지출도 저축성과 지출에 개념에 해당하는 건 분류를 했다. 연금은 엄밀하게는 저축에 가까운데 나는 이상하게 지출에 잡아놨네? 



비정기적이지만 예측 가능한 지출들, 예를 들면 재산세나 가족들 생일, 명절, 어버이날, 어린이날 같은 것들은 미리 예산책정이 가능하다. 그럼 그 부분도 예상 지출액을 대충 잡아서 적어둔다. 이게 의외로 자잘하게 매달 등장하는 지출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매월 수입과의 매치다. 연간 평균 지출 규모는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어야 하고, 그걸 감안해서 저런 표도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매월 부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수입을 저축으로 바로 전환할 수 있게 부정기적인 저축항목도 만들어두었고, 지출 총액, 그리고 실질 임금과의 간극이 가처분금액으로 보이게 엑셀을 설정해 두었다. 그러면 매달 들쑥 날쑥한 부정기적인 수입은 가처분금액에서 확인하고, 그 금액을 어느 정도 덜어내어 부정기 저축에 옮겨두면 1년간 가능한 최소한의 저축가능액을 잡을 수 있다. 저축가능액은 정기적인 급여를 제외한 모든 돈은 일단 저축하는 것으로 잡는다. 


아무튼. 매년 1월 첫 주는 1년간의 예상 수입과 지출을 정리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낸다. 올해도 어김없이 정리를 했고 올해는 예상보다 저축가능금액이 크지 않다. 작년엔 브런치에서 받은 상금도 있고, 책 인세도 있고, 수술 후에 받은 보험료도 있고, 외고도 있었지만 올해는 아직 그런 것들이 아무것도 없는 탓이다. 그러니 나는 필수적인 제출을 해결하는 것 외에 추가적인 수입을 만들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블로그를 다시 시작해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한다. 


이게 정리가 되고 나니 비로소. 올 한 해 나는 어찌 살아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잘 살아야 할 텐데. 그래도 한해 정신은 없어도 아쉬움도 없었다 싶게 살아야 할 텐데... 그런 고민이 드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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