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by ocasam

때는 바야흐로 이른 봄

적벽대전을 준비하는 조조 군의 배들처럼

수련 잎들이 연못 위를 빽빽하게 정박해 있다.


아침 안개가 자욱이 피어오르며 전운이 감돈다.

물밑에서 살찐 비단잉어들이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물비린내가 얼핏 코끝을 스쳐간다.

작은 물고기들은 바위틈새에서 숨죽이고 있다.


물가를 어슬렁거리던 왜가리 두 마리가 꾸와악~ 꾸웨액~

목청이 찢어질 듯 비명을 질러대며 소나무 위로 날아오르자

소리에 놀란 잿빛 비둘기들이 하늘로 잽싸게 도망을 간다.


아침 산책을 하던 노인이 혼잣말을 한다.

"또 봄이로구나"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마유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