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추운날

by ocasam

강아지와 공원에 산책을 하고 있었다.

저만치서 아이를 태운 분홍색 자전거가 천천히 다가왔다.

추위에 얼어 볼그레한 볼이 예쁜 열한 살쯤으로 보이는 소녀였다.

하얀색 털모자 밑으로 삐져나온 단발머리카락이 찬바람에 가볍게 나풀거렸다.

내 앞에 오더니 자전거를 멈췄다.

강아지를 한참 쳐다보더니 말을 했다.


"와 이가아디 너우기여따."

"고마어."

"이거 푸드이애여?"

"그애.

"며따리애여?"

"아호딸"

"아 그어쿠아.

"그언대 애느 오또아이버느대 아추어여?"

"가아디가 말을 안하니까 나도 잘 모으게떠."

"아 그어쿠아. 나도가아디 키우고시따......."



어여쁜 소녀는 미간을 살짱 찡그리더니 바람처럼 씽하고 사라졌다.

너무 추워서 얼어버린 말들을 통역해보기로 했다.


와 이 강아지 너무 귀엽다.

고마워.

이거 푸들이에요?

그래.

몇 살이에요?

아홉살.

아 그렇구나

그런데 얘는 옷도 안 입었는데 안 추워요?

강아지가 말을 안 하니까 나도 잘 모르겠어.

아 그렇구나. 나도 강아지 키우고 싶다.......


말을 안 한다고 안 추운 건 아닐거야.

말을 못 한다고 안 추운 건 아닐거야.

그래 분명 그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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