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시골 목욕탕
한쪽 구석에 등을 미는 기계가 있었다.
ON 버튼을 눌렀는데 작동하지 않았다.
한 번 더 눌러도 마찬가지였다.
'고장났네.'
잠시 후 할머니 한 분이 기계 앞에 앉아 등을 밀고 계셨다.
할머니가 자리를 뜬 후 기계 앞에 가서 ON 버튼을 눌러도 작동하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OFF 버튼을 누르자 거짓말처럼 기계가 작동했다.
애초에 ON과 OFF를 반대로 붙여 놓은 것이었다.
할머니는 ON과 OFF를 몰랐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을 믿고 이것저것 눌러보았을 뿐이었다.
어릴 때 엄마 손이 약손인지 몰랐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엄마를 믿었기에 아픈 배가 신통하게 나았을 뿐이었다.
모르는 게 약이었던 셈이다.
'모르는 게 병'인것 같은 요즘 세상에서
'모르는 게 약'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