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를 만들어
초침과 분침, 시침들을 쉴 새 없이 돌리고 돌려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 스물네 시간이 지나면
하루가 갔다고들 한다.
달력을 만들어
검붉은 숫자들에 이름과 의미를 갖다 붙이고
한 달이 흐르고 두 달이 흘러 열두 달이 지나면
일 년이 흘렀다고들 한다.
사람들은 말했고 지금도 말한다.
볼 수도 잡을 수도 없는 세월을
쏜 화살, 전광석화 같다고.
흐르는 물, 눈 깜짝할 새 같다고.
달리는 천리마를 대문 틈새로 보는 것과 같이 빠르다고 했다.
그런데 내 생각은 말이야.
세월은 가거나 흐르는 것도
빠르거나 느린 것도 아닌 것 같아.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꽃 지듯
촛불 사위듯
그냥
혼자
스스로
쓸쓸히
그렇게
변해가는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