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에게 묻다

낙엽이 좋으냐고

by ocasam

쟁쟁하던 햇살이 힘을 잃으면

공원의 나무들이 낙엽을 떨구기 시작한다.

바람이 불 때마다

거친 숨과 함께 갈색 잎을 무더기로 토해낸다.


바닥은 온통 낙엽으로 뒤덮인다.

60대 부부가 벤치에 앉아 휴대폰으로

프랑스 시인 구르몽의 '낙엽'을 듣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시인은 시몬에게 낙엽 밟는 소리가 좋으냐고 다섯 번이나 물어본다.

이유는 모르지만 묻고 또 묻는다.


청소부들이 마대 자루에 낙엽을 쓸어 담는다.

허리를 굽힐 때마다 궁시렁궁시렁 불평도 쏟아낸다.


낙엽과 불평으로 가득 채워진 자루가 수 십 개

드디어 공원이 평정되었다.


저 쪽에서

한 무더기의 가랑잎들이

바람 따라 이리저리 쓸려 다닌다.


마대 자루를 피해 숨어 있던 놈들이다.

정처 없이 떠도는 부랑자가 되었다.


청소부가 삿대질을 하며 혼잣말을 한다.

"아이고 저 징글징글한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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