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성과 소멸을 거듭했고 내 안에 죽은 것들, 만들어진 것들, 만들어질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사색했다.
- 혼자 있을 때
붕 뜬 시간대에, 대체적으로 가게에 있다 보면 사람들이 언제쯤 몰리고 어떤 패턴으로 생활을 하는지 알 수 있는데 예를 들어 6시는 저녁식사로 카페는 붕 뜬 시간이 되어버린다.
카페 의자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바스락 타는 소리에 섬뜩함을 느껴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소리의 연원은 2가지였는데 하나는 카페 얼음 냉장고에서 차가운 얼음을 생성하기 위한 물의 가동 소리였고 또 다른 하나는 케이크의 생명을 유지시키기 위한 냉장고의 소리였다. 나는 이 생명의 탄생, 생명을 유지하는 소리가 그날따라 왜 이리 무섭게 느껴졌는지도 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항상 들었을법한 그것들이 왜 그날따라 더욱 집중적으로 들렸는지도.
- 사람들
오늘 카페에는 부부동반의 중년부부들이 있었다. 카페에 점유된 목소리들은 시끌벅적한 생성이었다.
그들의 소리는 폭이 크고 웃음이 머금었기에. 커피를 내리는 너의 입은 언제부턴가 소멸로 2막을 끝냈다. 그들의 입이 여러 모양으로 변화를 거듭하면 나의 입은 죽은 세포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일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커피 기계에, 갈리는 원두에 그 소멸이자 또 다른 생성에 나를 파묻었다. 그리고 갑자가 바람이, 마음이 작게 반응했다.
'어떻게 웃음소리가 저렇게 클 수 있을까 저런 리듬 일수 있을까 나는 나의 웃음은 어디에서 연유하고 생성되지?'
- 기억
저녁을 사러 나가는 길목에는 꽃집들이 많았다. 나는 사실 꽃을 좋아 하지만 일상의 조직화된, 패턴화 된 내 시야 속에서 그것들을 넋 놓거나 유심히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에 꽃에 대한 강한 울림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오늘 생명과 소멸에 대한 생각이 나에게 연쇄작용을 거듭했는데 꽃에 대한 옛 기억이 흘러나온 것이었다.
작년에 파리바게트에서는 화이트데이 행사상품으로 드라이플라워와 사탕을 묶어서 팔았다. 그 꽃은 너무 이뻤지만 너무나도 불행한, 소멸된 존재였다. 언제 소멸된지도 모르겠을 그 애가 저 조그마한 통에 갇혀서 다른 생들을 마주하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박제해논 생들과 박혀있는 멸들이 세상에 다양한 것을, 이것을 어떤 감정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혼돈이 눈앞을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