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항상 아니 그날따라 조금 조바심을 내며 행동했던 것 같아요.
이제 5개월간의 독일어 수업 그 대장정이 마무리되어갈 무렵 저는 사물의 하나 하나 현상의 일부 일부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었죠.
마치 연구실이 있다면, 그 표본들을 하나씩 관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그날 갑자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왜 후각적인 것은 저장할 수 없는 걸까. 사진을 찍어서 간직하는 시각대체물들, 녹음기나 핸드폰 안에 있는 오디오 기능으로 리스트를 만드는 청각대체물들.
냄새에 민감하고 냄새를 사랑하는 저로써는 통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지요.
저는 아직까지는 기억합니다. 충남대 그 강의실 안의 약간은 쾨쾨한 대리석 냄새, 학식을 먹으러 내려가던 그 길목의 은행들의 냄새, 괴테 문화원 안의 사무실 냄새, 대전을 관통하여 청주에 도달했을 때 저를 삼켜버렸던 쌀쌀한 가을바람들의 냄새 그리고 또 다른 냄새들이 있겠죠.
난 죽기 전에 아니 가끔은 어떤 때의 냄새들을 한 모금 마시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중학생 때 자주 들락거렸던 학교의 도서관 냄새, 엄마와 먹었던 미트볼 스파게티 냄새, 게스트하우스에서 뜻밖에 만난 사람의 냄새 등등.
냄새 저장고는 평생 생각해 봐야 할 숙제인 듯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