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시각의 카오스 속에서 자신의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와버린 그 당황스러움 속에서.
기남은 그날도 바짝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모든 관절을 가슴을 향해 끌어모았고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짧은 영상들이 하나 하나 빛을 바랄 때 그의 눈은 점차 희미해지고 한 칸 한 칸 줄어드는 그의 수명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 화 그리고 다음화를 보면서 기남은 누군가의 조각이 하나씩 뇌의 주름과 함께 춤을 추었다. 편두엽이 강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대게 인간은 서로 관련이 있는 개별 정보를 조직화할 때,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학습할 때, 기억할 때와 저장할 때의 상황이 서로 비슷할 때 잘 기억해낸다고 한다. 하지만 이 모두는 그에게 해당사항이 아니었다. 단지 강한 감정 그 강렬했던 감정과 관련된 사건이 있었기에 오랫동안 저장되어 있었을지도.
그는 흥신소는 아니었지만 그가 검색한 누군가들의 기록들이 그의 이력을 말해주고 있었다. 영문으로 된 이름의 검색 그리고 그의 사진들. 그와 친구사이가 아니었기에 비록 최근의 무언가를 건지거나 느낄 순 없었지만 역시나 심오했던 타자의 세계란 매력적으로 그리곤 감동적으로 슬퍼진다. 그는 검색기록을 지웠다. 3년 만이었다.
'나도 너 만큼 심오해졌어. 비록 빌어먹을 오버랩 작용으로 너를 다시 보게 되었지만 난 어쩌면 오마주를 따라 지금에 도달한 것일까. 선망과 동경은 아니었는데, 그냥 나는 저녁 가을의 바람만 마셔도 강한 떨림으로 뭔가 조금씩 오르고 있었나 보다.
'시간이 지나면, 나이가 조금씩 들면 그때는 몽타주로 변질될까 봐 변질시킬까 봐 두렵긴 하지만 강한 떨림으로 남는 것들은 그렇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