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인식으로 활기찬 시장을 슬프다고 하는 건 누군가는 쓸데없는 일이라고 할 법 하지만
그날의 육거리는 왜 이리 처량한 지.
세상 모든 빛들이 육거리를 외면한 시간에 차가운 바람은 그곳을 이루는 골목과 사거리를 맴도며 먹잇감을 찾고 있었다.
보청기 가계, 통증클리닉, 치과, 한의원···
수도 없이 많은 병원들 속에 쓸쓸히 자리 잡은 육거리의 가계들.
우리 할머니는 내가 어딘가 아플 때 항상 육거리를 말하곤 했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신호등 앞에서 보이지 않는 아픔과 슬픔을 외면하며 버스를 기다렸다.
칼바람이 불고 그곳의 영혼들은 다시 아침을 기다리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