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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빈 Mar 13. 2020

필립 뒤봐 <사진적 행위>

사진을 찍는다는 것, 그것은 결과로서 이미지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재현 과정에서 무엇(생성)을 지시하는 것 즉 사진적 행위이다. 여기서 행위는 우선 불어에서 같은 뜻으로 번역되는 행위와 분명히 다르다. 후자의 행위는 단순한 제스처의 행위인 반면 전자의 행위는 '잠재된 것(잠세태)이 현실적인 것(현실태_으로 이행하는 것', 혹은 그러한 행위를 말한다. 다시 말해 마치 우물 속에 두레박을 넣어 알 수 없는 무엇을 길어 올리듯이 어떤 존재론적 실재를 실제의 현실로 이동시키는 실행을 말한다. 


거기서 모든 문화적 의미를 비우는 인덱스의 부재 효과는 궁극적으로  사진은 더 이상 일방적인 메시지의 발신 기호가 아니라 관객의 모든 경험적인 것들을 수용하는 활용적인 매체라는 사실을 함축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진은 근본적으로 의미로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채워지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사진은 의미 이전에 우선 인덱스이다'라고 단언하듯이, 사진은 의미의 증거 이전에 이미지 그 자체인 탈코드 메시지에 이미 내재된 어떤 실재를 함축하는 존재의 증거가 된다.


1. 서론: 사진 그 자체의 행위

사진에는 내게 가장 중요한 어떤 것을 일깨우는 듯한 저항할 수 없는 생생한 힘이 있다. 그것은 사진에서 이미지를 존재하게 하는 행위 밖에서는 더 이상 그 이미지를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행위'는 흔히 말해 이미지를 수용하고 응시하는 행위까지도 포함한다. 


/모든 예술 작품에 던질 수 있는 세 가지 근본적인 의문들(무엇이 재현되는가? 어떻게 생산되는가? 그리고 어떻게 지각되는가?)


 

마이클 스토우<authorization>

결과적으로 사진 이미지가 무한히 증식되면서 초상이 있을 자리에 선명한 얼굴이 나타나는 대신, 단지 은 미립자만이 보일 뿐이다. 거기에는 죽음의 마스크조차 나타나지 않는다. 미라는 재가 되어버렸고, 주체는 사진적 행위에 의하여 그리고 그 행위 속에서 완전히 용해된다. 이는 곧 이미지-행위이다. 


2. 절대-닮음에서 인덱스까지

2-1. 사진의 사실주의 담론에 대한 간략한 역사 회고


광하학적 이미지와 그 지시대상과의 관계에 고유한 실재성의 원리에 대하여 고수해온 여러 관점들,,

*여기서 실재성의 원리: 아때의 실재는 현실화된 세계(보이는 세계)뿐만 아니라 가능한 잠재적 현실(안 보이는 세계)까지도 포함하는 현실이다.


1)실재의 거울로서의 사진(모방의 담론)

원래 사진은 자연스럽게 인간의 눈에 의해 실재의 객과적 아날로공analogon으로만 지각된다. 사진은 근본적으로 모방이다.


샤를르 보들레르가 실재의 자료가 되는 기억을 위한 단순한 도구로서의 사진과 상상의 순수 창조로서의 예술을 엄격히 구별한 것이다.


사진은 존재했던 것의 단순한 증거물로서 기억의 보조물(시녀)이다. 특히 사진은 예술적 창작으로 이해되는 영역에 '침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들레르의 관점과는 정반대로, 다시 말해 사진에 관한 19세기 담론의 또 다른 지점에서, 이번에는 사진에 의한 예술의 자유를 선포하는 극히 낙관적이고 열광적인 다양한 주장과 표명이 있다.


다시말해 사진은 자료적인 기능, 지시, 구체적인 것, 내용물에 관련되는 반면, 그림은 형태의 연구, 예술, 상상적인 것에 관련된다는 구분은 분명해진다.

이러한 이분법의 관점에서 그림은 예술가의 감성과 솜씨로부터 나오는 주관적인 생산물이며 주체인 화가는 이미지를 반드시 어떤 시각, 어떤 해석, 어떤 방식, 어떤 구조화, 즉 언제나 화폭에 남겨진 인간의 표시를 통해 나타낸다. 반대로 사진은 이미지 그 자체를 출현시키면서 주체의 부재에 의해 나타난다.


보도사진의 전통 - 역사적 자료(크림 전쟁, 남북 전쟁 등)나 또는 이국적이고 먼 나라의 여행 앨범 - 은 엄청난게 넓은 영역에서 빠른 속도로 발전한다. 계속해서 가능한 인간의 시각을 최대한 확장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19세기 말 몇몇 사진가들이 지금까지 우리가 밝힌 전통(실재의 모방으로서 사진)에 반기를 들며 사진을 예술로 취급할 것을 주장했을 때, 사람들은 우연하게도 그것에 '픽토리얼리즘'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당시 실재성에 충실한 개관적 기록을 위한 단순한 기술로서 사진을 바라보던 지배적인 인식에 대항하면서 픽토리얼리스트들이 한 작업은 단순한 전복에 불과했다. ex) 사진 촬용 후 인화지나 음화 위에 붓이나 크레용 또는 여러가지 물건이나 도구로 실행하는 수많은 중재와 같은 방법 동원 = 그림으로서 사진을 취급


2)실재의 변형으로서의 사진(코드와 해체의 담론)

사진 이미지는 중성적인 거울이 아니라 언어, 다시 말해 문화적으로 코드화된 언어와 같이 실재를 이동시키고, 분석하고, 해석하는, 말하자면 실재의 변형적인 도구가 된다.


사실주의의 문제를 약간 다른 관점에서 보게 한 유명한 두 텍스트는 앙드레 바쟁『사진 영상의 존재론』(1945) 과 롤랑 바르트의『사진적 메시지』(1961)이다. 

"그림에 비하여 사진의 독창성은 그 근본적인 객관성에 있다. 또한 인간의 눈을 대신하는 사진기의 눈은 광학 렌즈 그룹으로 구성되는데 그것을 정확히 '렌즈-객관'이라고 한다.  처음으로 원래의 대상과 그 재현 사이에 어떠한 것도 개입되지 않는다. 처음으로 외부 세계의 이미지는 엄격한 규범에 따르는 인간의 창조적인 중재 없이 자동으로 형성된다. (...) 모든 예술은 인간의 출현 위에서 이루어지지만, 사진은 유일하게 인간의 부재에서 출현한다."


사진 이미지의 자연성(그대로의 상태)과 객관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 여기 새로운 것이 있다 - 이미지 구성에서 이러한 자동성은 반드시 닮음만을 재생하는 것이 아니다.


바쟁에게 닮음은 사진 생산물의 특성과 결과일 뿐이다. 그가 관심을 갖는 것은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니라 오히려 이미지를 구성하는 행위, 즉 이미지를 만드는 것, 그 자체이다. "해답은 결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생성에 있다."

*앙드레 바쟁은 이러한 개념을 '자동생성'이라고 한다. 여기서 자동은 기계적인 자동성도 아니며 초현실주의의 자동성도 아닌 순수한 이미지 구성에 있어 자동성 즉 인간의 손이 중재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자동구성을 말한다.  그래서 사진을 자동생성이라고 할때, 찍혀진 사진 이미지는 기계에 의한 닮음의 결과(물론 반박할 수 없지만)이 아니라, 오히려 최초 작동자가 포착한 존재론적 생성(혹은 원인성)의 외관이 필름으로 이동하여 자동으로 구성된 이미지를 말한다. 

 

20세기는 전반적으로 사진에서 실재의 변형 개념을 더욱 많이 강조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의심할 바 없이 '실제 효과'의 표명에 관한 모든 비평 운동의 정점에는 구조주의의 큰 흐름이 있다(예를 들어 크리스티앙 메츠가 영화에서 '실재성의 인상'이라고 부른 그의 기호학적 분석을 보라).


이미지에 대한 새로운 해체적 관점이 얼마나 널리 퍼졌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세 분류의 학파 속에서 이 담론이 끼친 강한 영향력을 설명할 것이다.


->이 텍스트들은 모두 모방과 투명의 담론에 반기를 들며, 사진은 모든 관점(기술, 문화, 사회, 미학 등)에서 코드화되는 탁월한 매체라는 것을 강조한다. 


①1965년(프랑스 구조주의)보다 훨씬 이전에 형성되었고 지각의 심리학에서 영감을 받은 영상 이론(이른하임과 크라카우어)

루돌프 이른하임은 <예술로서의 영화>에서 사진은 선택된 카메라의 앵글과 피사체와의 거리, 그리고 파인더에 의해 결정된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그리고 나서 사진은 한편으로 삼차원의 대상을 이차원의 이미지로 축소시키고, 또 한편으로 삼차원의 대상을 이차원의 이미지로 축소시키고, 또 한편으로 색이 갖는 모든 다양한 측면을 흑백의 대조로 축소시킨다. 결국 사진은 후각적이거나 촉각적인 다른 모든 감각을 배제하면서 시공간의 정확한 한 점을 떼어내 순수하게 시각화(가끔씩 영화의 경우는 청각화)시킨다.


②1965년 이후에 형성된 연구들로 분명한 이데올로기적 특성을 지닌 학파(다미쉬, 부르디외, 보드리 그리고 까이에 뒤 시네마)

피에르 부르디외는 그의 책<중급 예술>에서 같은 맥락으로 서술한다. 사람들이 사진을 가시 세계의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완벽한 기록으로 여기는 것은(원래 처음부터)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것을 위해 선택된 사회적 용도를 사진에 부여했기 때문이다.


<특종 이미지들>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이 잡지(까이에 뒤 시네마)의 특별호는 사진 분야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세계의 역사적인 사건들의 상징이 됐던 보도 사진에 관해 다루고 있다.  작가들이 특종화홰 고발하려는 이런 사진들은 최대한 가공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순간 포착된 실재의 결정처럼 보인다. 이에 대해 알랭 베르갈라는 그의 텍스트 <진자>에서 '판박이 역사 사진들'을 비난한다. 이런 사진들은 원래 찍혀진 장소가 어디든 실제로 완전히 지배되고 조정된 것이다. 말하자면 이는 의도된 보편적 합의를 위한 미끼, 즉 집단적 기억의 모의이다. 그 안에서 다른 모든 것들을 묵살하기 위해 사건들을 선별하면서 그 중 역사적 사건의 특종 사진만을 보여주는 권력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그는 사진가가 행위(제스쳐) 속에 개입하는 방식, 이미지의 순간 포착 효과. 광각 렌즈의 역할 등을 강조하고 있다.


③사진의 인류학적 사용에 관한 담론

이 견해는 사진 메시지의 의미가 결국 문화적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사진의 의미는 모든 수신자에게 자명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메시지 수진에서 읽기 코드에 관한 학습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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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손탁의 분석에 따르면 아버스는 모델들을 의도적으로 세워 놓고 그들로 하여금 사실상 코드 안에서 그리고 코드에 의해 그들의 독창적 진실을 스스로 드러내도록 한다. 바로 포즈의 인공성을 통해 주체들은 자연보다 더 진실한 귿르의 내재적 실재성에 이르게 된다. 


아비스는 몰래 찍힌 이미지 대신 이미지를 기획하거나 구성하고, 자연스러운 이미지 대신 이미지를 연출하고, 우연적인 이미지 대신 의도적으로 이미지를 구상하고 선택한다. 이러한 '조형적'이미지를 통해서 모델들은 자신을 나타내고 싶어하며, 작가는 이를 조장한다. 이러한 이미지를 통해 아버스적인 인물의 '독창성', 즉 '진실'이 폭로된다. 이것이 바로 이전인데, 이는 곧 곧 코드 자체의 선험성에 의한 사실주의의 내재화라 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텍스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외관적 실재성과 내부적 실재성 사이의 강한 이분법적 개념이다. 여기서 내부적 실재성은 플라톤의 동굴 신화로 거슬러 올라가는 개념, 즉 진실을 말하고 있다.


3)실재의 자국으로서의 사진(인덱스와 지시의 담론)

롤랑 바르트는 그의 책 『밝은 방 』에서 사진에는 모든 것을 거슬러 그 이면에 붙어 있는 지시대상이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사진 이미지 앞에 섰을 때, 자크 데리다가 자신의 책 『그림에서의 진실 』에서 '귀속과정'이라고 정의했던 것, 즉 이미지가 필연적으로 그 지시대상을 연상시키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사진을 단순한 '실제 효과'라고 선언하는 것 이상으로 생각해야 한다. 다른 용어로 말해 사진 이미지의 존재론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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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담론의 쟁점은 사진이 바로 지표 체계(신호와 그 지시대상 사이의 물리적 인접성에 의한 재현)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이론이다. 


바르트는 사진 이미지에 고유한 극단적인 지시대상화에 대한 감정을 대념화시키기 위해 자신의 유명한 존재론적 정의를 진전시키며서 다시 한 번 이렇게 반복한다.

"나는 우선 사진의 지시대상이 다른 재현 체계가 갖는 지시대상과 무엇이 다르지 이해해야 하고 또한 가능한 한 잘 설명해야 한다. 나는 어떤 이미지나 신호가 보내는 실재의 임의적인 대상이 아닌 렌즈 앞에 놓여진 실재의 필연적인 대상을 '사진적 지시대상'이라고 부르는데, 만약 이러한 필연적 대상이 없다면 사진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1961년 그의 첫 잡지 기사 <사진적 메시지>에서 이러한 사실을 밝혔다(사진이미지가 모든 종류의 코드를 포괄한다는 사실). 거기서 그는 트릭, 포즈, 대상, 포토제닉, 미학 그리고 통사법으로 여섯개의 주요 내시들을 구분했다.


또한 바르트는 평생 동안 사진과 판박이들, 그리고 문화적 모댈들(<신화>, <유행의 체계>, <사랑의 담론>)을 끝없이 추적했다. 


퍼스의 이론을 종합해 볼 때 ,사진 이미지의 인덱스는 지표적 신호와 지시대상과의 관계에서 언제나 물리적 연결, 특이성, 지칭성 그리고 증명성의 네 가지 원리를 갖는다.


사진은 우선 인덱스이다. 그리고 나서 사진은 닮음(도상)이 될 수 있고, 의미(상징)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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