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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빈 Dec 09. 2015

<필름 슬레이트>게이소년, 나비를 꿈꾸다.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


어쩌면 우리들이 겪는 모든 고민들과 사건들은 비슷할지도 모른다.

사실 어렸을 때는 내가 이렇게 고민이 많아지고 사색적이며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스물살이 되었을 때, 세상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스물세 살인 지금과는 조금이라도 달랐으 때 가슴 아팠던 순간들이 많았던 것, 그것뿐이지만..


퀴어영화 나비는 취업 준비생인 철수가 호스트바에 들어가 돈을 벌고 일을 하며 그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내러티브가 이어진다. 처음엔 어벙하고, 적응을 못하던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가는 과정까지 도ㄱ해진 철수의 모습을 보며 난 다시 한번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고 싶었다.


전에 독립영화 쇼케이스덕에 김태용 감독님의 거인을 봤었는데 GV도중 김태용 감독님이 말씀하시기를 예전에 머리를 띵하고 깨웠던 질문이 있었는데 한 외국인이 감독님에게 "한국에서 어른 이라는 존재는 무엇인가요? 그렇게 큰 존재인가요?라는 질문이었다고 했다...


스물세 살인 지금의 나도 내가 성인인지 어른인지 생각하기도, 구분하기도 싫지만 '변함'에 있어서는 사실인 것 같다. 존재 자체만으로 이미 우리는 큰 사람이 아닐까?


나비와 다 자란 우리의 모습들은 이제 다 변화 버렸고 또 다른 변함을 찾아 나서는 존재인 것 같다. 영화 속에는 철수와 그 주변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미학, 책, 장미, 종이학 등 다양한 연출과 영상색채 그리고 캐릭터의 연기가 주목할 만 하다.


지금껏 퀴어영화를 몇몇 봐왔지만, 백인규 감독님의 작품 속에는 비단 퀴어에 대한 문제, 성소수자의 사랑에 대해서만 언급하지 않는다. 나 또한 퀴어 영화가 너무 퀴어적인 영화로만 가길 원하지는 않으며 다양한, 또 다른 시도와 모습들은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시사회의 자리에 끝까지 있지만 못했지만 기억에 남은 감독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퀴어영화도 1세대, 2세대 또 다른 세대를 거듭하면서 그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이번 작품에서는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볼 수 있다는 것.. 청년문제와 우리의 성장통..


이 영화를 보고나니 '나비효과'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백인규 감독님의 차기작이 궁금해지고 앞으로 감독님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나비의 펄럭 거림으로, 그리고 그곳이 거센 나비효과가 되어 잘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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