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층의 냄새들

by 빈빈

그는 오늘도 약간은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떠한 반성, 의무, 죄책감 등을 떠나 오늘은 밖의 공기가 그의 주변을 휘몰아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날씨는 속절없다.

미묘한 움직임으로 휘몰아쳤던 바람은 곧 비가 올 거다라는 말을 해주기 위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그는 어느 방송에서 웬만하면 엘리베이터보다는 다리를 쓰라는 말을 떠올린다

하지만 같이 일했던 갱갱이 오히려 연골을 계속 사용하는 게 더 낡은 거 아닌 가라는 말을 했던 때를 기억한다


어떠한 말보다는 어쨌든 나왔으니까라고 중얼거리며 그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 층 위로 올라간다

자신이 사용하는 음악사이트에 정리하여놓은 플레이리스트를 빠르게 누르며 그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계단과 계단을 오가는 사이에 노래방은 아니지만 에코가 묻어나는 음들이 그윽하다

그는 아파트가 마치 개인의 공간인 것처럼 착각하고 도취된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아파트는 개인적인 공간인 것인가 공적인 공간인 것인가

한국에서 아파트는 경제개발과 함께 일률적, 기능주의적, 모더니즘적 그 적적적들로 관철해나간다.


그는 아파트에 대하여 곱씹으며 층층을 계속해서 움직인다

하지만 그 층층 속에서 다른 냄새를 느끼곤 의아해한다.


한 층 한층 속에 누군가가 했던 식사가. 오늘 타고 나갔던 자전거가, 어느 가장의 깊은 담배 내음이

이게 층층의 냄새였구나 그는 그날 특별한 경험을 한 것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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