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의 정체를. 이 곳의 행태를. 이 곳의 변모를
세상의 많은 가게들 중에 정직과 진정성을 가진 곳이 얼마나될까
나는 이 작은 가게에서 일하며 분노를 넘어 포기라는 단계에 들어선 것 같다
매 주말이 되면 저번주 주말에 진열한 빵들과 오래되어 빼빼마른 케이크가
나에게 물을 달라고, 제발 나는 다른 존재로 태어나길 갈망한다고 손짓한다
그 맞은편에는 푸른 상처로 가득한 카스테라가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의도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행동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무서운, 일종의 가려진 폭력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종이쪼가리 사이에 사람들은 의심의 여지는 없다
나는 사장이라는 용어 안에 너무 많은 의도가 많아서 그와 거리를 두고 지냈다
우리는 서로 좋아하지 않았고 각자의 입장을 대변하기에 급급했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것처럼 내가 일하는 동안 그 사람은 뚝심있게 오래된 빵을 팔았고, 자신은 J호텔에서 오랬동안 일했다는 광고판을 매장 외벽에 크게 붙여 놓았다
그 사람의 주특기는 '포장'이었다. 돈을 주고 고용한 일반들에게 SNS의 위엄을 재차 강조했고, 조그마한 스티커에 쌀빵이라는 로고를 붙임으로서 사람들에게 무언의 포장으로 교리를 전파했다
그리고 그날 밤, 단골과의 만남에서 나는 자백을 했다
나는 격앙되지 않았고 정말 차분했지만 솔직함을 빙자한 남의 고통에 대해서 약간의 실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 사람의 '열심'이 누군가에겐 '착각'이나 '포장' 또는 '망상'이라고 인식될 때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