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미술이 아닐까

메리 앤 스타니스제프스키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

by 빈빈

우리가 미술이라고 생각 또는 인식하는 것

미술이라고 여겨져 온 것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선택적 자유를 가지고 전시를 보러 가거나, 박물관을 가거나, 이렇다 할 나름의 문화예술 활동들을 즐긴다. 하지만 이런 이렇다 할 자신의 활동이 문화적 관습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면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우리가 행하고 있는 것 등 모든 것에 의심을 가해봐야 한다. 이것이 주체적인 활동이자 자유라고 생각할지 모르는 '선택받은 자유'라고 지칭하는 이유이다.

현대미술, 그리고 독창적인 작가들의 등장이 달갑게 여겨지는 이유는 순수미술, 고급 미술 등의 '제도화된 시각'으로서 미술이 간직하고 있는 권위와 체계를 무너뜨린 것이 아닐까. 더불어 절대다수로 일컬어지는 대중 그리고 대중문화의 등장은 매체에 대한 틀, 방식에 대한 생각, 재료나 오브제에 대한 성찰 등으로 더욱더 미술을 변혁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개념미술의 등장 또한 창작과정에 대한 사유, 지금까지의 개념과 방식들을 의심해보고 깨뜨리는데 목적을 두어 미술이라는 이데올로기를 극복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그 사이에 또는 이전에 피카소, 마네 등의 예술이자 작가가 있었기에도 가능했지만.


라스코 동굴 벽화에 대해서 모두들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왜 미술인지에 대해서는 쉽게 생각해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것이 미술이라는 근거에 대해서는 모를 것이다. 사실 라스코 벽화에 대해서 우리가 추측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생활을 기록한 일기일 수도, 내일의 할 일을 이미지화한 것일 수도(문자라는 것이 정착되지 않는 고대라는 점에서) 있다. 마찬가지로 백제 청동검이 미술이 될 수 있는가? 그것은 삶의 도구로서, 전쟁의 무기로서 사용된 그들의 생필품인 것이다. 그래서 스타니스제프스키는 말한다 '미술'은 지난 200년간의 발명품이라고. 근대 이전의 사람들이 생산한 뛰어난 건물들과 물품은 우리의 문화에 의해 '차용'되어 미술로 변형된 것이라고 말이다. 무인양품을 설립한, 그리고 디자인한 하라 켄야는 그의 저서에서 'Ex-formation'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가 종래에 여기고 알고 있던 정보를 그래도 인지하기보다는 정보 이전의 자료들을 깨뜨리고 허물어보아야 그것의 본질이 보인다는 점에서 메리 앤 스타니스제프스키와 하라 켄야 그 둘은 일종의 미술 허물기 또는 재생각 미술에 동조하는 것이다.


과거의 예술, 미술품들만이 예술이 아닌 것처럼 현대미술과 대중매체에 대한 이야기들은 이 책의 주요한 장점이자 미술사의 돌파구이다. 현대사회에서 이미지는 양적 체계로 끊임없이 복제를 거듭한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모나리자, 미술잡지에 기재된 모나리자, 인터넷 동영상에 재생되는 모나리자까지 우리는 간편하게 이미지를 점유하거나 향유할 수 있다. 또한 사진의 발명 이후 우리는 손쉽게 이미지를 메모리화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되었다. '벽 없는 미술관'은 모든 이미지가 동질성과 보편성을 획득하게 되어 어떤 개인, 시대이든지 간에 그 이미지를 소유할 수 있게 것이다.


어떤 예술이든 그 시대적 상황, 환경에 따라 여러 사조가 있기 마련이다. 야수파와 미래파, 다다이즘, 초현실주의와 같은 사조들을 넘어 이제는 공동체로 점철되는 단체들 또한 존재한다. 여러 작가 모임은 여성, 민주주의와 같은 인권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작업을 하기도 하며 특정 상황에서의 예술 등을 통해 자신들의 메시지를 표출하기도 한다. 미술은 미술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미술과 사회, 미술과 권력, 미술과 자본주의와의 관계 등 미술이 자신의 한계에서 벗어나 파생하는 것들에, 그 변화 사이에는 담론의 공동체가 있었던 것이다.


미술에서 고상한 권력이나 소수가 오랫동안 영생하지 못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미술 또한 이제는 개인의 소유물이자 영역이 아닌, 소통의 창구이자 하나의 매체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역할이 중요해졌다. 공공미술의 아젠다와 혼합 미술, 탈경계 예술이 대두됨에 따라 미술은 계속해서 발전해나가고 있으며 더욱 편리하게 번져나가고 있다. 작가 또는 대중은 현대사회에서 미술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어떤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삶을 풍요롭게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 이전에 어떤 것이 미술인지 다시금 깨달아 보는 것이며 이 책이 당신을 일조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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