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회사, 영어

Cor Blimey

by 여행같은일상

일을 시작한 지 2달이 지났다.

주변에 친구들 지인들이 일은 할만한지 의례 지나는 말로 물어본다. 그때마다 한결같은 내 대답은

일은 괜찮은데 사람들과 대화가 어렵다


회사 생활 15년 이상 그리고 직전 유학 생활까지 20년이 넘는 시간을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 속에 살았고 일을 할 때 공식 언어는 항상 영어였다. 그동안의 경력이 무색하게 지금 나는 영국 회사에서 영어를 사용하긴 하지만 매일 새로운 표현을 배우고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이유를 분석해 보니 어쩌면 내가 있는 곳이 영국이라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영국, 미국도 유럽도 아니다


1. 생소한 스포츠


럭비 시즌이 되었다. 정치 경제 이야기는 어느 회사에서나 금기시되다 보니 스포츠는 언제나 가장 접근하기 쉬운 토픽이었다. 미국 생활에서부터 인지하고 있으나 난 스포츠를 잘하지도 못하고 관심도 크게 없어서 항상 대화를 길고 깊게 이어갈 소재가 없었다. 그나마 아메리칸 풋볼의 룰을 이해하고 메이저 리그의 역사적인 해프닝과 선수들을 알게 될 정도의 지식을 갖추었는데 이곳에서는 럭비다.


럭비라니 룰도 전혀 모르는 그런 스포츠의 six nations league 가 시작되었고 팀원들의 대화를 들으며 알게 된 사실, Irish, Scotish, Welsh 모두들 출신 지역이 다른 사람들이었다. 관심도 없고 생소한 스포츠의 이야기에 각자 다른 문화적 배경까지 섞이자 이건 최고 레벨의 영어 듣기 평가가 되어버렸다.


2. 대화의 주제가 많다


내 기준 영국인들로만 이루어진 팀이다 보니 대화의 주제가 몹시 다양해진다. 하다못해 전날 티브이 드라마 내용까지 주제로 등장한다.


미국회사 본사에서 일할 때도 워낙 다양한 인종들이 많다 보니 티브이 시리즈까지 이야기가 나온 경우는 없었는데 여긴 정말 단일국가 팀인 게 느껴질 때가 많다.


다양한데 다양하지 않다


1. 4명의 팀원 4명의 다른 문화


나에겐 그저 네 개의 지역처럼 느껴지던 England, Ireland, Scotland, Wales 럭비뿐 아니라 다른 이야기에서도 이들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Irish 인 팀원이 가족의 장례를 이야기하면서 그들의 다른 장례 절차에 두 지역 팀원들이 생소하다는 듯 반응을 보인다.


그뿐 아니라 음악 이야기를 할 때도 그건 어느 지역 노래쟎아! 라고 서로 대화를 이어나가고 어떤 지역의 유명한 음식이나 장소를 서로 경쟁하듯 풀어내는 걸 듣다 보면 난 United Kingdom이라는 나라의 너무나 새내기라는 걸 느끼고 또 한 번 대화 소재의 고갈을 당면하게 된다.


2. 런던이 아니다


나의 현재 상황에 맞춰 내 거주 지역 내의 회사를 고르다 보니 내 기준 외국인이 없다시피 한 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모두가 영국 여권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EU 여권을 가지고 있었다. 큰 규모의 다국적 기업은 아니지만 중동 지역과 미국에도 팀이 있다기에 기대했지만 모두들 그 지역에 거주하는 영국인과 유럽인이었다.


이렇듯 나의 세 번째 회사는 규모가 크지 않은 영국/유럽인 위주의 회사이고 그 안에서 나는 그들의 문화와 영국 영어만의 표현들을 배우며 하루하루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


Cor Blim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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