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장미

1-9-2

by 이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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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없는 드라마는 없다지


이 서늘한 장면에서는

너와 나, 둘 중에서는

그래 네가 그렇게 힘들었다고 하니


내가 악역이었다고 치고


심심한 사과와 멋쩍은 장미의

새빨간 위로를



이제보니 터무니없던 약속에 대한 머쓱함

앞뒤가 맞지 않는 말과 버림받은 많은 말의 피로함

착각 어린 판단에 대한 창피함

날 세워 치달았던 감정에 대한 허무함

활짝 열었던 마음을 주섬주섬 다시 닫는 처량함

구겨져 버린 나의 소중했던 진심



-같은 건 금방 정리하면 되지



아무쪼록 평안하길


우리의 끝이 이렇게 아득한 장면일 줄 알았다면

차라리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악연도 인연이라는데

네가 나에게 가르쳐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너도 누군가에게는 환영받는 사람이겠지


뒤돌아보지 말고 잘 가


행복했고, 끔찍했어

행복한만큼 끔찍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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