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을 가꾸는 법
낮이 길어진다.
봄이 오려나 보다.
여느 때처럼 올리브 나무에 물을 준다.
어?
어제와 조금 달라져 있다.
막 눈을 뜬 갓난 강아지처럼,
색이 또렷하게 채 익지도 않은
말간 연둣빛의 연한 이파리가 고개를 내밀었다.
갓 나온 이파리는
어리둥절하게 시작한 하루를 천천히 음미하는 듯 하다.
따끈한 햇살, 괜찮은 온도.
이따금씩 받아내는 물 한모금이 개운하다.
두세 장의 잎이 더 돋아난다.
어느새 비죽비죽 제멋대로 웃자란 가지가
햇살도 물도 혼자 다 받겠다는 듯
위로만 치솟는다.
오늘 보니
올리브 나무가 조금 욕심스러운 모습으로
못나져 있다.
아무래도 가지를 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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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을 키우는 내내 고민한다.
잎이 많다고, 키가 높다고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나의 파스텔톤 거실에는 반드시
그림자가 어여쁜 우아한 올리브 나무여야만 한다.
어떤 가지를 어느 길이에서 쳐야 고운 수형이 될까.
어렵게 돋아난 한 장 한 장의 이파리임을 알기에
쉽게 자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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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도 그러하다.
얼마나 울창한 나무를 그릴 것인가.
나는 어떠한 푸른빛으로 자라나고 싶은가.
어디까지 애정을 내어주고 어느 지점에서 멈출 것인가.
잘라내어야 한다면 어느 마디에서 결단해야 하는가.
자비와 단호함 사이 절묘한 경계는 어디여야만 하는가.
해도 괜찮은 이별이 있다.
서로 수긍할 수 있는 이별은 아름답다.
지나치게 못나지기 전에
다듬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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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올리브 나무는
소박하되 멋스럽고,
그림자의 선은 진하게 휘어 유려한 자연의 곡선을 그려
그 아래 기쁨이 조용히 넘쳐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