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의 진정한 의미
명절 혹은 주말과 공휴일이 만나서 3일 이상의 공백을 가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조급 해지는 것은 '팀장'이다. 자연스럽게 연휴용 콘텐츠를 하나씩 더 쓰라는 지침이 떨어진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입장에서 콘텐츠 소비량이 많은 황금연휴 기간을 놓칠 수 없다는 것. 결국 연휴를 준비하기 전에 팀원들은 하나라도 더 생산해내기 위해 바삐 움직이며 2배의 스트레스를 감내해야 한다. 이렇기에 항상 녹초가 된 상태로 명절 연휴를 맞이한다.
비단 회사뿐만이 아니다. 백화점, 마트, 로드샵, 치킨집..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시설들은 연휴가 없다. 오히려 연휴가 대목이다. 집 바로 앞에 오렌지팩토리도 연중무휴라고 어필하며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애를 썼다. 설 명절 당일의 매출이 얼마나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왜 한국 사회는 이렇게 쉬는 날 없이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예전 어학연수를 다녀온 친구들이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여기서 크리스마스는 진짜 재미없어. 다 가족이랑 보내. 문 여는 가게가 없어". 네온사인의 불 밝히느라 서비스업과 알바들만 죽어나는 우리나라 크리스마스 분위기와 심히 대조된다.
공백 느껴지지 않게 해놓고 가라
일부 인력이 빠지는 휴가철에도 마찬가지의 압박이 있다. 지난 5년 간 여름휴가를 다녀올 때마다 달콤한 휴가를 허락해준 회사에 감사했고, 업무 공백을 잘 막아준 팀원들에게 늘 감사해했다.
"휴가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생각해보니 휴가는 직장인이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 같은 것인데 왜요?

그 사람이 없다고 해서 꼭 그 일이 돌아가야 할까? 사실 인력 공백은 휴가기간에 찾아오는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선 그런 공백을 '프로답지 않다'라고 치부한다. 결국 '프로다운' 팀장이 되고 싶은 누군가는 다른 부서에, 다른 회사에 그런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남아있는 인원 중에 대타를 세우거나, 휴가 가는 팀원으로 하여금 가기 전에 업무를 잔뜩 해두고 갈 것을 종용한다. 결국 휴가는 가는 사람의 마음도 불편하게, 남아있는 사람들의 마음도 찝찝하게 만든다. 다들 알면서 왜 이래요? 7~80년대 한국 사회의 가파른 성장이 낳은 폐단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 같다.
이런 모든 것들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나 역시도 팀장의 말에 따라 평소 하루 2개씩 쓰는 콘텐츠를 지난주 내내 3개씩 쓰며 5일간의 연휴를 대비했다. 내일부턴 다시 2개를 쓸 생각을 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말하고 싶은 사이다 발언.
휴가는 휴가 아닙니까. 휴가 기간에 써야 할 콘텐츠들을 미리 써놓고 간다면 그게 휴가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