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잘 하는 전략

세바시 스피치 2번째 수업

by 바다별

세바시 출연.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내가 세운 목표중 하나다.


글을 쓰고, 책을 쓰고, 강연을 하고.

한참이 지나서 닿을 줄 알았는데,

우연히 '세바시 스피치'라는 과정을 알게되면서 계획이 조금 당겨지게 되었다.


세바시 스피치는

제바시 구범준 대표PD가 직접 스피치를 코칭해주고,

마지막에는 세바시 무대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발표하는 프로그램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세바시 정규 강연은 아니지만

어쨌든 목표를 향해 한발을 내딛는 셈이다.


전체 코칭 과정은 '나의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법'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지난 2차시 수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글을 쓰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수있는 내용이라 함께 나눠본다.



좋은 스피치의 기본 조건


1. 주어는 '나' 여야 한다.

이야기의 주체는 당연히 '나'여야 한다.

남의 경험을 전해들어 풀어낼 수도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청중의 공감을 얻기가 어렵다.

내가 경험하고, 내가 깨달은 나의 이야기를 해야한다.


2. 짧아야 한다.

청중이 나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시간을 길지 않다.

저명치 않은 연사일수록 주어진 시간은 더욱 짧아진다.


미국의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은

"10분 동안 연설해야 한다면 일주일의 준비 시간이 필요합니다.

15분이라면 3일이 걸리고, 30분이라면 이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한 시간 동안 말하는 것이라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하찮은 연사인 나는 더 많은 준비를 해야한다.


3. 전략이 있어야한다.

짧은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내가 사용하는 모든 문장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뒷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키우기 위해서,

청중의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서 같은 분명한 이유가 없다면,

짧은 단어 하나조차 낭비일 뿐이다.



세바시의 스피치 전략

좋은 스피치의 기본조건 중 세번째.

전략적 구성을 위해 "세바시 스피치"는 특정한 흐름을 갖는다.


"관심끌기-아이디어-사례-핵심메시지-영감" 으로 이어지는 5가지 단계가 그것이다.


1단계 : 관심끌기

관심끌기는 청중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다.

짧은 시간 모두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무조건 익사이팅 해야한다.

충격이나 호기심을 끄는 주제를 던져 내게 집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내게 적용한다면...

"군인공제 좋단 말 다들 들어보셨죠? 제가 그걸 걷어차고 군을 나온 사람입니다."

정도가 될까?



2단계 : 스피치 아이디어

2단계는 메시지를 떠올릴 수 있는 카피라이트와 같다.

청중의 관심을 끌었다면 내가 할 이야기에 대한 힌트를 줄 차례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채 이야기에 실려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적어도 내가 전하려는 핵심 메시지가 무엇에 대한 이야기인지,

작은 힌트라도 준다면 청중은 좀더 쉽게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나는

"가족, 어떻게 생각하세요? 늘 곁에 있어서 귀찮게 느끼진 않나요?"

라며 2단계를 시작했다.



3단계 : 사례

핵심 메시지의 힌트를 슬쩍 보여준 후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사례는 핵심메시지를 뒷받침하는 에피소드다.

욕심이 나더라도 3단계에서 말하는 모든 에피소드는

반드시 핵심메시지와 연결되어야 한다.

이렇게 사례를 쌓아가면 청중은 점점 나의 이야기에 깊게 빠져들게 된다.


나의 사례들 ;

전역후 가족여행 ⇒ 뜻대로 되지 않는 시기 ⇒ 흔들리는 나 ⇒ 흔들리지 않는 가족 ⇒ 다시 일어섬



4단계 : 핵심메시지

여기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앞에서 깔아둔 밑밥을 딛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순간이다.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데,

핵심메시지는 나에게도 중요하고, 청중에게도 중요한 가치여야 한다.

이부분이 어렵다.

결국 모두에게 중요한 것을 말해야 하는데 그러다보니 뻔한 메시지가 되고 만다.

그렇다고 특별하고 새로운 것을 억지로 끌어오면,

청중은 공감하지 못하는 나만의 이야기로 끝나게 된다.


그래서 에피소드가 중요하다.

우리 모두 중요하다고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나만의 에피소드와 새로운 시각을 갖는 경험을 통해

퇴색되고 있는 가치를 다시 발견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나의 메시지는,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나의 쓸모와 관계없이 존재 자체로 아끼고 지지해주는 존재는 가족이라는 것.



5단계 : 영감(감동)

핵심 메세지까지 전하고 나면 이제 마무리 단계다.

내가 전한 핵심메시지가 더 오래, 더 깊게 남을 수 있도록

감동을 안겨줄 에피소드를 더해야한다.


나는

월말 부부 시절 내 베개를 안고 울며 잠들던 아이의 이야기,

'함께 살아가는 지금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자'는 우리의 약속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했다.



누구나 책 하나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

세바시 스피치 강의를 들으며 실시간으로 나의 이야기를 정리해봤다.

신기하게도 복잡하게 엉켜있던 이야기들이 실마리를 내어주고,

스르르 풀려나오기 시작했다.

잘 설계된 구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강의를 마치고 완성된 얼개를 살펴보는 것 만으로도

세바시 강연 한편이 오나성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누구나 책 하나 만큼의 이야기는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를 모르기 때문에

가슴에 담고 있을 뿐이라 생각한다.


비단 누군가에게 드러내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위의 과정을 거쳐 자신의 삶을 한번쯤 돌아보는건 어떨까?


나도 몰랐던 나의 대단함을

새롭게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