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북구 고려대로1길 35-1, 「안동반점」
노포(老鋪)란 무엇인가.
오래된 식당이라는 뜻이지만,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서사다.
보문동 한켠에서 안동반점이 처음 문을 연 것은 1977년의 일이다.
그 시절의 보문동은 서울이면서도 서울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동네였다.
개발의 손길이 더디게 닿던 탓에, 오래된 것들이 비교적 오래 버틸 수 있었다.
그러다 재개발의 파도가 밀려왔고, 안동반점은 자리를 잃었다.
문을 닫는다는 것은 단순히 영업을 중단하는 일이 아니라 오랜 세월 그 자리에서 켜켜이 밴 냄새와 소리, 단골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두고 떠나는 일이다.
2019년 식당 문을 닫았던 노사부는 새 자리를 찾아 붉은 벽을 세우고, 네 개의 말편자를 엽전과 함께 액자에 넣어 걸었다. 행운을 부른다는 말편자 부적은, 어쩌면 부적이기 이전에 스스로의 다짐이었을지도 모른다.
2014년, TV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이 안동반점을 찾았을 때 노사부의 나이는 이미 칠순이었다.
방송에 소개된 달인의 메뉴는 ’달걀 지단 안에 해산물과 채소를 넣어 말아 기름에 튀겨내는 [짜춘권]이었다. 손이 많이 가는만큼 예약 손님에게만 조용히 내어놓던 이 음식은 어느 날 메뉴판에서 사라졌다. 단골들이 그토록 아끼던 삼선볶음밥과 새우튀김, 라조기도 같은 길을 걸었다.
주방은 노사부의 건강이 허락하는 만큼만 돌아가게 된 것이다.
메뉴가 줄어드는 것을 쇠락이라 부르기는 어렵다.
그것은 한 사람이 자신의 몸과 조용히 협상하며,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천천히 나누어가는 과정에 더 가깝다.
지금 홀에서는 아드님이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지만, 웍은 여전히 노사부의 손안에 있다.
그 고된 일을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 집의 미래를 조용히 말해준다.
아버지가 아들을 그 고됨으로부터 보호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이 일은 자신과 함께 끝나야 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인지 그것은 노사부만이 아는 일이다.
이번 겨울에도 팔순을 훌쩍 넘긴 노사부의 건강 문제로 안동반점은 잠시 휴업을 했더랬다. 겨울 내내 불이 꺼져 있던 안동반점 앞에 어느 날 다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것을 보았을 때, 그 광경이 왜 그토록 반가웠는가를 생각해본다.
단순히 이 집의 음식이 그리워서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그 식당이 문을 여는 한, 우리의 어떤 시절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언젠가 안동반점이 휴업을 결정하는 날, 아마도 그 날은 노사부가 웍을 완전히 내려놓는 날이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안동반점 붉은 벽의 불도 꺼질 것이고, 액자 속 말편자와 엽전도 누군가의 손에 의해 조용히 내려질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청춘을 함께 한 식당이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