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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오찬 Jun 23. 2021

BTS도 사랑한 완주의 한옥문화공간

전라북도 완주군 소양면 아원

한옥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


중학생 시절 통학의 어려움으로 시내로 나가 아파트란 건축물에서 살기 전까지 종손으로 한옥에서 살았었기에 늘 한옥이라는 공간이 주는 고즈넉함에 목말라 있었다.

그 그리움을 채우고자 전주한옥마을의 유일한 고택인 <학인당>에서 스테이하긴 했으나, 아무래도 상업공간인 한옥마을의 번잡스러움으로 인해 내가 기대했던 한산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와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었다.


속세에서 무릉도원으로 건너가는 듯한 아원의 비밀스런 입구

사실 이번 전주 여행은 완주군에 소재한 <아원>이라는 공간을 경험하기 위함이 가장 컸다.


한옥문화공간, 아원고택

아원은 <우리들의 정원>이란 의미로 경남 진주의 250여년된 고택을 완주 종남산 자락에 이축하여 현대 건축물과 어우러져 만들어낸 복합 예술 공간이자 한옥 카페이다.


아원의 정원

서울에도 한옥 카페가 수도 없이 많지만, 사실 한옥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공간 내부보다는 공간 내부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광>에 있다. 그래서 전통 건축에서는 한옥의 문과 창을 풍경을 담을 수 있는 액자로 해석한다. 그 액자를 통해 바라보는 풍경을 소유하려 하지 않고 빌려 본다는 의미로 <차경>이라 한다.


아원 마당에서 보는 종남산 중턱의 물안개

실제 이 공간에서 머무르는동안 비가 왔는데, 창 밖으로 보여지는 종남산 중턱에서 피어나는 물안개, 물웅덩이로 떨어지는 빗방울, 빗물을 한껏 머금고 아름다움을 발하는 수국, 수묵화를 수묵담채화로 변화시켜버리는 붉은 색 백일홍 등 바깥풍경을 바라보는 내내 힐링 지수가 올라가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아원의 전경과 로비 공간

한옥은 비어있어야 아름다운 공간이다. 실제 아원은 건축가가 만들어낸 공간이라 허허로운 듯 비어있다.


서울의 카페가 소품을 이용하여 억지로 포토존을 짜내듯 만들어낸 인스타 감성이라면 이 곳은 이 공간에서 숨쉬고 담소를 나누고, 서로를 바라보는 행위 자체조차도 문화로 승화시켜버린다.

아원의 뒷산 산책길, 바람에 스치우는 대나무 소리가 청량하다


그래서 이 곳은 카페인 듯 카페 아닌 문화공간이다.


실제 음료 주문도 단촐하다. 문화 체험비 1만원을 내면 커피와 오미자차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 추가잡설

아원고택을 방문한 BTS (출처 : Youtube, BANGTANTV)

방탄소년단이 공개한 광복절 영상 속 공간이 바로 이곳, 아원고택이다. 실제 아원고택은 한옥 스테이가 가능한데 툇마루에 앉아 바라보는 종남산 풍광이 정말 아름답다.

한옥스테이로 인한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실제 이 공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17시까지로 한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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