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근원

by 하나

꿈에 엄마가 나왔다. 이모도 나왔다.

오랫동안 만나지 않고, 연락도 않았던 이들,

꿈에서조차 불안하고 초조했다.


그 불안의 근원은 두려움이다.

내 일상을, 내 의지를, 내 삶이 흔들릴 것이라는 두려움

아무 일도 일어나질 않길 바란다.

현재의 평온이 깨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내 행동, 내 선택에 대해서,

비난받고 싶지도, 책망받고 싶지도 않다.

지금의 내 평온이 비난받을 만 한, 책망받을 만 한 것인가.


K와 함께 하는 시공간은

가장 불안해야 했었음에도 역으로 편안함을 느꼈다.

나의 여린모습, 취약한 모습, 부모의 이야기,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을

때로는 목놓아 울면서, 때로는 부들부들 떨며, 털어놓을 수 있었다

그가 나를 떠나거나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사실 근거없는 확신, 후에 나는 내가 먼저 그를 버렸다)

최소한 그는 나의 치부를 어딘가에 이야기할 수 없다는 확신

(우리는 가장 큰 비밀을 공유하고 있다)

그 확신이 나를 불안에서 벗어나게 만들었다.

내가 가진 더 큰 불안은 존재 자체에 관한 것이었으니까

뿌리가 흔들리는 불안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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