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에 대해 지쳐가고 있었던 것
단순히 지겨움이나 권태에서 기인했던 걸까.
우리는 정말 사랑했을까,
사랑했다고 믿었던
뜨거웠다고 느꼈던
사람과의 관계가 싸늘하게 식고 난후에 자문하는 말
그래서, 우리는 정말 사랑했을까.
사랑을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비뚤어진 사랑? 혹은 괜찮은 사랑? 을 논하기는 더더욱 어렵지만
마음이 어려웠든, 그렇지 않았든
그것은 진심이었다.
K를 향한 방향없는 열정도, 의지도, 존경도, 편안함도
그 순간순간의 사랑한다고, 내 인생의 한 획을 그은 게 K라고 말하고, 믿었던 것도
그것은 진심이었다.
그 순간이 지나고 나서
문득문득 생각했다. 우리는 어째서 헤어지게 된 걸까
그를 먼저 버린것은 나.
언제부터인가 뜨거웠던 잠자리도 현저히 줄었다.
발단은 K가 사소한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한 것.
- 집 근처에 차를 세울 데가 없어서 한 밤에 여기를 찾아오기 불편하고...
주차. 주차?
이따위 말, 큰 의미가 아닌, 헤어짐을 생각하는데 거창하다고 전혀 볼 수 없는 이런 말이 떠오른다.
- 아빠의 부재로 인해 아들들의 흔들리는 사춘기를 제대로 잡아주지 못해서...
부적절한 관계. 아아, 모르고 시작한 게 아니잖아.
소복소복,
K의 불평이 가슴에 하나씩 내렸다. . .
불편함과 원망이 함께 따라왔다. ..
그리고 어느 추운 겨울 날, K가 볼 수 있는 상황에서, 나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었다.
잔인한 헤어짐이다.
지금은 안다.
주차 때문이 아니다.
나 때문이다.
나의 힘든 감정, 억압된 감정, 보호받고 의지하고 싶은 마음을 그에게 기대왔었고
K는 때로는 부모의, 부재한 아빠의 역할을 의미했고
덕분에 현실의 내 문제, 부모 문제, 가족의 문제를 직면하지 않고 덮어놓을 수 있었는데
그 룰이 깨진 것이다.
왜 나에게 투정을 부리는가. . .
나에게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을 때,
불륜이 아니었던 이전의 남자친구들도 전부
헤어짐을 당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