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를 실감
미시시피강은 북부 미네소타 주에서 시작하여 남부 미시시피주를 관통하는 3770km에 달하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이다. 강유역이 32개 주와 경계를 이루거나 관통하며 캐나다 두 지역까지 연결되어 있고 이를 통해 미국 프레리(대평원)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바지선으로 실어 나른다.
작년인가 남편 따라 출장 편에서 얘기한 미니애폴리스에 본 강이 그 아래 미시시피 까지 연결된다는 사실에 짐짓 놀랐었다. 미시시피강은 미시시피에만 있는 것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미시간 내가 사는 곳에서 미시시피, 투플로 까지 차로 약 12 시간을 운전해서 갔으니까 얼마나 긴 강인지 상상이 안 갈 정도이다. 포장된 도로를 운전하는 것이 12시간이니까 바지선으로 이동하면 며칠, 아니 몇 주가 걸려야 될 것이다.
짠 바닷물이 아닌 강물은 fresh water라고 하며 농업, 공업, 생활 용수로 쓰이는 유용함으로 하여 젖줄이라 부르는 가보다. 언제부터인지 호수나 강의 물을 보면 기후변화로 가뭄에 고통받는 곳이 많아질수록 젖줄이라 라는 생각에 감동이 온다. 그래서 미시시피에 가면 꼭 내 눈으로 그 강을 보고 싶었다. 떠나기 전 미시시피 강 유람선 여행을 다녀오신 시부모님에게서 가뭄 때문에 강 수위가 많이 낮아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믿기가 어려웠다. 지속된 가뭄으로 산불이 나는 캘리포니아도 아니고 중서부까지도 가뭄이라니...
목화 농장
투 플로에 도착한 두 번째 날에 강에 가보기로 하고 지도상에서 가장 가까운 지류를 목적지로 삼고 이동을 하는데 차로 약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이다. 가는 길에 목화 농장에 들렸다.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지는 목화밭에 가을걷이가 끝나 목화송이가 털어져 단단히 원형으로 동여매어져 있는데 그 크기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 이 모든 것을 농기계가 했을 것이고 그전에는 사람 손으로 했으니 그 노동의 강도가 엄청 컸을 것이다.
목화 플랜테이션은 관광 목적으로 개발된 플랜테이션이 옛날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좋았다. 빛이 바래고 녹슨 양철로 지은 숙소들이 노예들이 살았던 숙소인 것 같았다. "세상에 이 색깔을 좀 봐~" 감탄을 하며 사진을 이리저리 몇 커트 찍으면서 관광객의 낭만을 즐기는 순간에도 과거 그들의 삶이 반추되면서 왠지 모르게 켕겼다. 현재 관광객을 유치하는 숙소로 몇 명 관광객이 짐을 푸는 모습이 보였다. 과연 그곳에 묶으면 어떠할까? 영화에서 본 좋지 않았던 장면이 떠올라 섬찟했지만 그래도 사람 사는 곳으로 그들만의 문화와 (블루스) 노동 후에 오는 휴식의 달콤함은 현재를 사는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을 거라고 긍정적으로 믿고 싶었다.
다시 차를 달려 미시시피강을 찾아들어 들어갔지만 제방의 건너편에 덤불과 나무들이 가로막아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그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홍수가 나서 강물이 넘치면 안 되니까 커다란 자연 제방을 민가와 거리를 두고 높이 쌓아 올려 강에 접근할 수가 없었다. 다시 근접한 곳을 찾아 들어갔다. 드디어 찾았다. 감개무량했다. 이 강이 허클베리 핀이 모험을 했던 강나루의 한 자락일 테니까, 아! 그런데 강이 너무 말라 있어 절반이 강바닥을 드러내고 있었고 강의 한 1/3 되는 곳에서 바지선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미시시피 강이 마르면 중서부에서 생산하는 옥수수, 대두, 밀과 같은 곡물을 손쉽고 값싸게 실어 나를 수가 없어 생산한 곡물이 방치가 되고 (중국) 수출에도 영향을 미친 다고 한다. 다른 운송수단(트럭)으로 하면 비용이 발생하므로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하니 올겨울 눈이 많이 내려 미시시피 강에 물이 가득 차길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