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젊은 느티나무 Feb 19. 2021

미국 의료 보험이 비싼 이유 중의 하나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의과대 졸업생 평균 2억의 학자금 빚)

처음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부터 약간의 몸살기가 있었다. 공항에 내리니  날라주는 포터가 한국에서 왔느냐고 한다. 내가 어떻게 아냐고 물었더니 '김치'라고 답한다. 엄마가 싸준 김치가 발효가 돼서 비닐봉지에 담아 플라스틱 컨테이너에 담았는데도 냄새가 낫던 모양이다.

짐을 풀고 얼마  되어서 한국 교회를 나가게 되었다. 예배가 끝나고  한국 음식을 나누는 자리에서 "미시간 시골 같아요. 진료비는   그렇게 비싸요?"라고 했더니 "복잡한 한국에서  살아요."라고 말하던 박교수 님은 지금 한국 어느 대학 총장으로 있고, 바로  옆에는 여의사가 앉아 있었다. 나중에  사실을 알고 얼마나 무안했는지...


얼마 전에 읽은 내용에는 아이비리그에 다니는 학생들이 밥 사 먹을 돈이 부족해서 교내에 있는 Food Bank (dry food 나 canned food를 공짜로 나누어주는 곳)를 찾는다는 내용이었다. 주 내에 거주하는 학생이 아닌, 다른 주에서 온 학생(Out of State)이나 외국에서 온 학생들은 학비를 2배를 더 내야 한다. 그 주에 사는 학생(In State)들은 학비가 비싸서 웬만해서는 다른 주에 있는 대학으로 갈 생각을 못한다. 미시간의 '529 Plan'은 학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형 펀드인데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가입할 수 있고 원하는 대로 다달이 얼마씩 저금을 하면 된다. 그 펀드의 자금은 미시간 내에 있는 대학에 갈 때만 유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힐빌리의 애가>에 나오는 JD는 예일 법대에 입학을 했는데 법대는 4년제 학부를 마친  후에 가는 곳으로 졸업하기까지 4~5년이 걸린다고 한다. 학부는 군대를 갔다 와서 정부의 도움으로 졸업했다 해도 법대의 학자금은 본인의 몫이었을 것이다.  졸업할 때까지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면 저소득층 학생으로 정부에서 이자를 감면해 주었다 해도 대출 원금은 엄청났을 가능성이 크다. 졸업 후에 법조계에서 일한 것이 아니고 '벤처 캐피털'에서 일하다가 2016년에 오하이오 비영리 '마약중독 방지'단체에서 일했다.  2017년에 CNN에 기고를 하다가 자전적 소설을 내게 되었던 것이다. 뭔가 느껴지지 않는가? 빚을 상환하기 위해 그가 걸어온 길이 보이지 않는가?


 미국 의과 대학을 졸업하려면 학부 4년을 마친 후 다시 4년을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보통 의과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빚이 2억 정도 된다고 한다.


오늘 허핑턴 뉴스에 나온 이야기는 더 기막힌 내용이었다. "대학교 진학이 가난에서 벗어날 길이라고 믿었다"는 젊은 아프리컨 어메리컨의 부부의 말이다. 둘은 초등학생 때 친구로, 헤어져 지내다가 페북으로 다시 재회하여 여자는 영문학을 전공하고 남자는 생물학을 전공하여 학부를 졸업할 때는 일억 이천 정도 학자금 빚이 있었다. 이렇다 할 좋은 직업을 잡지 못해 다시 석사학위를 받으러 공부를 하느라 빚을 지고 남자가 치대를 졸업하는데 까지 이들이 진 빚이 무려 8억에 가깝다는 믿지 못할 뉴스였다. 그렇게 많은 돈을 정부에서 융자해준다는 것도 놀랍고 그렇게 빚을 지면서 까지 힘겹게 학교를 마쳤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들이 진 빚은 그 들이받는 연봉으로 커버가 될 것이고 그 연봉을 커버할 돈은 의료 보험자들이 내게 될 것이다. 그 들이 들인 시간, 노력과 돈은 어마어마하고 또 보상받아야 마땅하니 의료비가 비쌀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학에 성공하기 위해 가면 중산층이고 네트워크 (인맥) 만들려 가면 부유층이라고' 했다는 누군가의 말이 생각난다. 대학 진학은 가성비가 점점 더 보장이 안 되는 선택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코로나 전에 다니던 요가 클래스에서 만났던 코리언 레이디도 비슷한 말을 했다. 의사 아들을 두었는데 '다 헛거여'라고 말했다. 깊은 내용은 말하지 않고 묻지도 않았지만 마음이 짠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국 학교 무료 급식 먹는 아이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