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란덴 열차 타기
처음 교토를 갈 때 내가 꼭 해보고 싶었던 일 중 하나는
교토 하면 모두가 떠올리는 그 갬성,
인스타를 열면 교토 감성 사진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그 사진 속 주인공-
한량 짜리 꼬마 노면 열차, 란덴 열차를 타보는 것이었다.
더우나 추우나
빳빳한 기관사복을 입은 멋진 열차 기관사의 아련한 뒷모습과
덜컹덜컹 추억을 자극하는 작은 꼬마 열차 여행을
멀리 타국에서 나 홀로 아스라히 즐겨보고 싶었다.
그래서 애초에 교토에 숙소를 잡을 때
걸어서 30분 거리에 란덴 열차를 탈 수 있는
<시조 오미야>역이 있음을 확인하고 숙소를 예약했고
교토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 일찍 구글맵을 보며
걸어서 <시조 오미야>역에 도착했다.
란덴 열차는 수이카 같은 교통카드로도
현금으로도
편도, 왕복, 원데이 패쓰권 등 현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구입할 수 있다.
나는 혹시나 타고 가다
마음에 드는 역이 보이면 멈춰 내려볼까 욕심을 내
5천원 짜리 원데이 패쓰권을 구매했다.
물론 결국 귀찮아 내리진 않았지만.
그렇게 탑승한
이른 아침 란덴 열차 속 풍경은
출근을 하는 일반 교토 시민들과
나처럼 부지런한 관광객 몇몇만 볼 수 있는
몹시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 그 자체다.
가끔 아름드리 커다란 벚꽃나무가 있는 철로 교차로나
건널목 부근에
이 특별한 교토갬성을 담고 싶은
관광객 혹은 출사 사진가들이
카메라를 들고 뻗치기를 하고 있다
열차가 들어오면 미친듯이
사진을 찍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그렇게 30분 정도 서서 멍하니
교토의 고요한 나즈막한 창밖 풍경을 보다보니
열차는 어느새 아라시야마 역에 도착한다.
그렇게 란덴 열차와 함께
나의, 교토의 하루가 또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