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사람과 만나게 되다.
남편과는 호주 유학시절에 처음 만났다. 샤니쉬라는 인도 사람의 친구가 같은 지역에 살아 등하교를 같이 했는데 지금의 남편도 미술을 전공했다며 인사시켜 주었다.
얘기해보니 말이 잘 통하고 영어도 잘하고 무엇보다 하루에 잠자는 시간 빼고 하루 10시간 정도 공부를 한다길래 신기하기도 하고 인상적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싸이월드가 유행했던 시기였다. 몰래 남편의 싸이에 들어가 어떤 사람인가 확인했던 게 기억이 난다. 사진은 몇 장 없었는데 뒷배경에 책들이 엄청 많길래 책을 많이 보는 지성인인가 보다 하고 좋아했는데 알고 보니 그 책들은 모두 남편이 셰어 했던 목사님 책들이었고 책은 성경책만 정독하는 희한한 사람이었다.
난 마음에 관해선 뭐든 먼저 표현하는 스타일이라 보통의 여자처럼 마음을 숨기거나 짝사랑으로 끙끙 앓거나 썸을 타거나 그런 피곤한 일들을 하지 못한다. 남편은 반대로 먼저 다가와주길 바라는 섬세한 사람이라 내가 만약 먼저 고백하지 않았다면 평생 결혼은 못했을 거라며 지금도 이야기한다.
아무튼 처음은 그렇게 시작됐다. 누군가는 먼저 다가갔고 누군가는 다가감들 받아들였던, 처음 만남은 누구나 그렇듯 설레고 매일이 봄날 같던 시작이었다.
좋다고는 내가 말했지만 고백은 남편이 했는데 그때 했던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당신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할 순 없지만 하나님 다음으로 당신을 사랑하겠다.”
솔직한 고백이었고 신념이 느껴지는 평범하지 않은 대사들이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그때나 지금이나 남편은 진지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신망을 받은 믿음직한 사람이다. 올곧은 믿음과 신념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는 사람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멋스럽다.
사귄다는 말을 별로 안 좋아한다며 “교재해보지 않을래?” 라며 신기한 말을 썼는데 (나중에 가서야 기독교에서는 흔한 말인 줄 알게 됨)
그 말이 순수하고 정겹게 느껴졌다.
나는 남편을 만날 때쯤 처음 믿게 된 새신사였고 남편은 믿음이 굳건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우리 만남은 시작되었고
만난 지 3개월 만에 약혼, 약혼 1년 후 결혼하게 된다.
결혼, 그때가 내 나이 스무셋, 꽃다운 나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