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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집 Oct 28. 2022

부모와 자식

부모님 모시기 

2020년 5월, 코로나 19 확산이 지속되던 시기 아버지는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다.


뇌졸중 판정을 받기 전인 3월부터 아버지는 평소와 다르게 외출을 하지 않으셨고 집안에서는 자꾸 누우려고만 하셨다. 당시 일흔아홉을 바라보는 연세였기에 노환에 따른 노인성 질환이겠거니 했다. 


그리고 늘 다니는 내과에서도 평소 갖고 있는 당뇨와 고혈압이  원인일 수 있기에 주기적으로 병원을 내원해서 관리만 잘하라는 의사 말뿐이었다.  딱히 어디 아프다는 말씀도 없었기에 나도 그려려니 했다.


그러던 5월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서울 동생집에서 저녁 산책 이후 아버지가 크게 휘청였다. 뭔가 이상하다는 직감에 인근 3차 병원 응급실로 바로 모시고 갔다.  그리고 뇌 MRI 결과 뇌로 가는 두 개의 경동맥 중 오른쪽이 완전히 막혀 있다는 결과를 받았고 시술을 권유했다.


의사도 놀라워했다. 한쪽 경동맥이 막혀있는데 거동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식사도 혼자서 했다는 것에 믿기 어렵다고 했다. 의사는 이전에 이미 몇 번의 뇌졸중 신호가 있었는데 조기 발견을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그해 3월부터 아버지는 현격한 언어 능력 장애 및 인지력 저하를 목격했었지만 단순한 노인성 질환으로 여긴 것이 후회스러웠다.


병원 입원 후 아버지는 급격히 쇠약해졌다.  

병명을 알고 나서는 뇌졸중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알게 되었고 당뇨와 혈압 그리고 고령이라 수술적 접근은 의사도 권유하지 않았다. 


오히려 왼쪽 경동맥에 스텐트 삽입 시술해서 뇌혈관에 혈액을 더 많이 공급해 주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그래도 위험성을 갖고 있기에 병원에서 사전 약물 치료 후 경과를 지켜보고 시술을 하자는 것에 동의했다.


가족들은 시술을 앞두고 만약 잘못될 경우의 수도 고려했다.


약 2주간의 병원생활 후 아버지 건강관리가 가족들의 중요 1순위가 되었다. 퇴원후 부모님이 계시는 시골집으로 모셨지만 두 분만 계시는 시골에서는 건강관리가 쉽지 않을 듯했다. 더욱이 어머니 건강도 안 좋은 상황에서  어머니가 아버지를 병간호하도록 하는 것은 자식 된 입장에서는 불효였다.


그렇다고 결혼한 자식들이 부모님을 모시것도 생각보다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열 자녀 한 부모 못 모신다는 것이 나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대안으로 생각한 것은 노인주간보호센터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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