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32억에 당첨된다면으로 시작하는 희곡 쓰기
제목: 일상
등장인물: 나 - 이주임, 부장 - 나의 상관
2022년 10월 4일. 로또 1등에 당첨된 ‘나’의 통장으로 32억 원이 들어온다.
나: (하늘을 쳐다보며) 돈이 있어도 돈은 계속 벌어야지. (통장을 쳐다보며) 로또 당첨됐다고 바로 퇴사하기엔 내가 딱히 다른 재주가 없잖아. (통장을 한번 더 쳐다보며) 요즘 세상에 32억이 뭐 그리 큰돈도 아니고.
은행에서 나와 차를 몰고 회사로 출근하는 나. 사무실 책상에 앉자마자 부장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부장: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요즘 젊은 직원들은 차암 눈치가 없어. 조금 아프다고 병 지각, 병 조퇴를 내질 않나... 가만히 보면 팀 생각은 아예 하질 않는 것 같다니까.
나: (혼잣말로) 어디서 개가 짖나...
부장: (더 큰 소리로) 나 때는 말이야. 어? 첫 애가 나올 때도 야근을 했다고. 애는 여자가 낳는 거니까. 그만큼 이 조직에 애정이 깊었다고. 근데 요즘 것들은 MZ MZ 하면서 아주 이기적으로 행동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며 인상을 쓴다)
나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 귀를 후비며 통장에 찍힌 숫자를 상상한다. 부장이 싱글벙글하는 나 쪽으로 걸어온다.
부장: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이주임. 오늘 이상하네?
나: (낭창한 표정으로) 뭐가요?
부장: (째려보며, 팔짱을 끼며) 원래 이쯤 되면 앞뒤 안 보고 마구 달려들어야 되는 거 아니야? 성희롱이니 인권 침해니 뭐니 하면서 성내고 물어뜯을 타이밍이잖아!
나: (싱글벙글 웃으며) 제가 왜요?
부장: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상해... 아무래도 이상해... (부장 자리로 돌아간다)
나: (혼잣말로) 화내고 물어뜯는 것도 다 애정이 있었을 때지, 인마. 그러니까 있을 때 잘할 것이지, 이제 와서... 쯧.
나는 통장에 찍힌 32억을 떠올리며 컴퓨터를 켜고 평소처럼 사내 메신저를 확인한 후 요청 서류를 전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