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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동 Aug 30. 2021

[짧은 서평]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최소한의 물건, '나'로 가득 찬 공간

 내 주변은 항상 무언가로 가득 찼는데 공허했다. 잡음으로 차, 그 속에 중요한 것들이 가려져 헤맸다. 그만 헤매고 싶어 손을 휘저으면 아무것도 닿지 않아 헛손질을 했다. 그렇게 조금씩 지쳐갔고, 에너지가 덜 들고 확실한 방법을 선택했다.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나와 비슷한 사람들 3명이 모여 독서모임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게 벌써 2년 전이다.


 미니멀리즘. 처음 이 단어를 읽었을 땐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면 유행이겠거니, 금방 지나가겠거니, 했다. 나와 이렇게 잘 맞을 줄 몰랐다. 자취를 시작하고 2년, 나를 설레게 하는 최소한의 물건들 그리고 나로 가득 찬 공간에서 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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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서는 단순히 물건을 비우는 걸 소개하지 않는다. 물건들이 가지는 에너지가 있어, 사람이 에너지를 빼앗긴다는 걸 설명한다. 물건으로 가득 찬 공간을 보며 나도 모르게 답답함을 느끼고, 그래서 보지 않고, 한숨짓고.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에 묶이듯 내가 물건에 묶여있는 모습, 그리고 나중엔 쓰지 않을까? 라며 알 수 없는 미래에 저당 잡힌 확실히 쓰지 않는 '현재'. 이 책은 계속해서 '현재'를 말하고 있다. 현재, 지금의 나에게 충실해라. 그것은 물건에도 해당된다. '지금'의 나를 설레게 하지 않으면 버려라. 에너지를 엉뚱한 곳에 사용하지 말아라.


 에너지에 대한 부분에서 나는 엄청난 공감을 했다. 나에게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에너지', 혹은 '파동'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 말이 어떤 사람에겐 허무맹랑하고, 터무니없는 소리로 들리겠지만 느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모든 물건과 말, 감정에는 '에너지', '파동' 이 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공명하고자 하는 대상 이외의 것들에게 내 파동이 상쇄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물건을 비우기 시작했다.


 인테리어에서 말하는 '죽은 공간'은 '나'로 가득 채워 살렸다. 비워진 벽을 보며 위안을 받고, 텅 빈 베란다에 앉아 하늘을 보며 감정을 정리한다. 냉장고는 되도록이면 신선한 음식으로 채우고, 채우자마자 비우면서 건강한 식습관을 만든다. 아침엔 비워진 바닥에 요가매트와 폼롤러를 두고 내 온몸을 깨우고, 나를 설레게 하는 최소한의 옷만 두고 아침마다 옷을 고르는 노력을 줄여 집중하고자 하는 일에 에너지를 사용한다.


 엉뚱한 곳에 상쇄되는 에너지를 줄이니, 모든 일들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집중해서 일을 하고, 내 집중력이 다 되었구나. 싶으면 망설임 없이 그 자리를 벗어나 나로 가득 찬 공간에 돌아와 휴식을 취한다. 컨디션이 내 노력과 다르게 따라주지 않는 날에는, 내 몸이 지금 힘들구나. 알아줄 수 있게 되었다. 집이 정말로 '집'이 되었다.


 물론, 이 책에서는 현명하게 물건을 비우는 방법도 소개한다. 물건을 막 비우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 같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물건을 지금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그 '마음'때문에 버리지 못하는 경우. 그럴 때 반대로 생각해보라고 이 책은 말한다. 선물을 해 준 사람 입장에서, 내가 준 선물이 사용되지 않으면서, 오히려 받은 사람을 고민에 빠지게 한다면? 나라면 그 선물, 고민하지 말고 버리라고 할 것이다. 너를 축하해주려고, 내 마음을 전달하려고 선물을 준거지. 고민에 빠지게 하려고 선물을 준 게 아니야. 버려도 돼. 그 '물건'이 없어진다고 내 마음이 없어지는 게 아니잖아.


 가끔 미니멀리즘, 미니멀 라이프, 미니멀리스트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그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들이 보인다. 나는 그저 생활양식 중의 하나일 뿐 강요할 것도, 부정할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비워져 있는 생활양식이 나에게 잘 맞을 뿐이고, 당신이 애정 하는 물건들로 가득 찬 공간을 사랑하는 것도 행복한 생활양식이라고 생각하니까. 가장 중요한 , 어떻게 하면 주어진 자유 안에서 '' 행복하게   있을지 최선을 다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모두 행복해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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