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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동 Jan 10. 2022

화를 낼 수 있어 기쁘다.

갈등 빚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 geralt, 출처 Pixabay


훈계를 위한 훈계를 들으면, 이해가 되지 않아도 무조건 내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납득이 안되면 소화를 못 시키는 타입이라

그 이유를 나에게서 찾았다. 그 작은 흠집을 찾아 이것 때문이라면서 탓을 했다.

작은 흠집은 그 상처가 점점 벌어져 덧나고, 곪고, 썩어갔다.


그렇게 생긴 상처를 전부다 소독하고, 약을 바르고, 다시 소독해주고.

소독하느라 너무 쓰라리고 힘들었지만, 상담을 모두 받고 나니 큰 상처들이 아물어져 있었다.


하나 더 얻게 된 게 있다면,

그렇게 아파하는 것도, 다시 치유하는 것도 너무 힘든 과정인 것을 알기 때문에

이제는 아무도 나에게 상처를 입히지 못하도록 지키기 시작했다.

'아무도'엔 '나'도 포함이다.


나는 화를 내기 시작했다. 갈등을 빚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더불어, 갈등을 해결하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이 되었다.

착한 사람이 되기를 포기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잘 지내기 위해, 화를 냈다.

의도가 어찌 되었든 진심으로 사과할 줄 알게 되었다.

내 마음을 지키다 보니, 다른 사람 마음도 지킬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맞지 않는 사람은 당연히 있다.

대화는 거리낌 없이 하지만 마음을 담지 않는다.

그렇게 감정적으로 거리를 둔다.


날 선 말들이 나에게 타격을 주지 않는다.

그 말을 입으로 뱉고, 너의 귀로 듣는,

화를 내는 너만 손해다.


하지만 나를 상처 입히려 했던 것에는 화가 난다.

그래서 화를 냈다.

나를 지켰다.


화를 낼 수 있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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