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ddmavin project Nov 29. 2021

친구를 하늘로 떠나보내며

행복한 곳으로 훨훨 날아가렴

2021년 11월 26일 금요일.

친구가 떠났다.


2021년 11월 28일 일요일.

화장터를 끝으로 우린

마지막 인사를 눴다.


해맑게 웃고 있던 친구의 영정사진.

웃으면 초승달 눈이 됐던 눈웃음과

유난히 우렁찼던 친구의 웃음소리가

생생하게 보이고 들리는 듯했다.


소중한 건 유일한 것이리라.

친구와 함께할 추억이 사라져 버렸지만

친구와 함께했던 추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소중한 친구를 떠나보냈지만

친구와의 소중한 추억은 떠나보내지 않았다.

친구와 나의 유일한 추억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간직한다.


친구의 냄새. 걸음걸이. 손길.

그 모든 것이 고스란히

내 DNA에 기억돼 있는 듯 하다.


장자는 부인이 죽자

물동이에 바가지를 엎어 놓고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괴로움의 굴레를 벗어 버리고

아무것도 거리낄 것 없는

즐거운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축하하면서.*


죽음의 5단계 설을 발표해 타임지가

20세기 100대 사상가로 선정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박사는

죽음을 애벌레가 껍질을 벗고

나비로 환생하는 것으로 보았다.*


오랜 세월 지병으로 고생했던 친구가

(아픔에서 벗어나) 애벌레의 껍질을 벗고

나비로 환생하여 행복한 곳에서

훨훨 날아다니는 모습을 떠올려본다.

친구가 힘들지 않으면 그걸로 된 거다.

친구의 영원한 행복을 기리며...

안녕은 다시 만나자는 약속.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친구 몫까지 행복하게

내게 주어진 삶을

묵묵히 살아가 보기로 한다.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사랑하면서.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안녕. 또 보자. 친구야.






*중앙일보. 2018.8.9 [장자가 부인 죽자 바가지 두들기며 노래 부른 까닭은-백만기 아름다운 인생학교 교장] 기사 발췌

매거진의 이전글 고수는 말이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