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하기까지 5년 그리고 또다시 5년 후 아들이 아스퍼거 진단을 받다.
신랑은 나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한다. 그래서 만난 지 한 달도 안 돼서 프러포즈를 했었고, 아이가 혼수가 되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고 자식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었다.
그런데 우리는 결혼 5년 차까지 아이 소식이 없어서 이제는 자연 임신을 기대하기보다는 인공 수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던 차에 기적적으로 아이가 찾아왔다.
정말 손꼽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중한 아이였다.
아이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앞으로 우리 부부에게 찾아올 아이에게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하며 내 마음을 다독이곤 하였다.
'엄마랑 아빠는 네가 너무 궁금하고, 정말 보고 싶어. 너는 어떤 아이일까?
엄마를 더 많이 닮았을까? 아빠를 더 많이 닮았을까?
우리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네가 엄마 아빠한테 오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래 아가야. 조급하게 올 필요 없어. 네가 너무 보고 싶지만 너의 선택을 존중하고 싶어.
때가 되면 우리는 어차피 만날 테니까 말이야. 그날이 언제 인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지만 말이야.
우리가 만나는 날 우리는 너를 정말 기쁨으로 환영하고 또 환영할 거야.'
임신 기간 동안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
임산부 필수 영양제인 엽산과 철분제를 꼬박꼬박 잘 챙겨 먹었고, 입덧은 3개월 정도 짧고 굵게 했는데 입덧약을 따로 먹지는 않았다.
정기 검진을 갈 때마다 이상 소견이 없었으며, 고령 산모도 아니었고, 기본적인 장애 유무를 알 수 있는 태아 목투명대 검사나 기형아 검사에서도 수치가 안정적이어서 따로 정밀 검사가 요구되지 않았다.
만삭까지 몸무게는 10kg 정도 늘었는데 몸무게 증가율도 평균에 속했으며, 임신 고혈압, 임신 당뇨, 임신 중독 등의 증상도 없었고, 임신 말기 정도되니 으레 다들 겪는 배 뭉침 증상은 있었지만 순조로운 임신 기간이었다. 임신 기간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지도, 크게 놀랄만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사건이나 사고 없는 말 그대로 무탈한 임신기간이었다.
지금 와서 나의 임신 기간을 되돌아봐도 "아스퍼거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뭔가 독특하고 특별한 증상이 있었어요."라고는 말할 수 없다.
임신했을 때 아이가 아스퍼거인지 알 수 있을까?
결론은 '알 수 없다.'이다.
현재 의학으로는 뱃 속에 태아가 아스퍼거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나는 그렇게 무던한 임신 기간을 보내고 아이는 출산 예정일보다 5일 빠른 새벽에 갑자기 양수가 터져서
자연 분만으로 출산했다.
- 다음 편에 이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