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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모레비 Nov 28. 2019

성과를 만드는 업무 우선순위 관리

매일매일 업무에 쫓기는 그대를 위해



<집순이의 금요일> 출처 : 페이스북 페이지 '짧고 굵은 동영상'


바쁨은 상대적이다


페이스북에서 집순이의 금요일이라는 짤을 참 재밌게 봤는데요. (사실 제가 집돌이 이기도 합니다만..) 집순이에게는 굉장히 바쁠 예정인 금요일 저녁시간이지만, 어떤 친구가 보기엔 '응? 저게 뭐가 바쁘다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상황입니다.


회사 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실무자들은 항상 마감기한이 도래한 할 일들이 쌓여있고, 시시각각 터지는 잡무에 시달리지만 리더가 바라보기엔 그가 정말 바빠 보일 수도, 쓸데없이 바빠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성과평가 시즌이 되면 그렇게 바쁘게 지냈던 날들에 대해 평가하는 기준도 너무나 다릅니다. 한 해 동안 죽도록 열심히 일했는데 리더의 평가는 야속하기만 합니다.


일을 하다 보면 중요치 않은 잡무로 인해 정작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일, 나의 커리어 개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일들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습니다. 힘에 버거울 정도로 여러 업무가 쌓여있을 때 머릿속은 어지럽고,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는 초조함까지 더해져 일의 중요성을 구분하지 못한 채 순서가 뒤섞입니다. 이런 압박감 속에 한 번에 여러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기 시작하면서 작은 실수들이 발생합니다.


정신없이 뛰고 있는 쳇바퀴에서 잠시 빠져나와 내 앞에 놓인 쳇바퀴 중 어떤 것부터 굴려야 할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호흡이 긴 동물이 장수한다


1분 동안 개는 80~100번의 숨을 사람은 12~15번, 거북이는 2~3번 숨을 쉰다고 한다. 개는 15~20년을 살고, 사람은 80~100년을 살며, 거북이는 300년까지도 산다.

호흡이 빠른 과호흡은 혈관 속에 이산화탄소의 비율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이산화탄소의 비율이 과도하게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해 뇌와 신체의 부위로 흐르는 피의 양이 적어진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많은 산소가 폐 속으로 들어오더라도 우리 몸의 말초 부위는 항상 산소부족을 겪게 된다.

산소 부족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우리 몸을 더욱 긴장하고 초조하게 만든다.

출처 : 도서_숨 쉴 줄 아십니까


부산하게 보낸 하루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합니다. 심지어 긴장감과 초조함까지 더해 차분한 생각과 의사결정을 방해합니다. 일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이든 시간과 노력을 더한 고민이 필요한 법입니다.


멀티태스킹은 대표적으로 우리 뇌의 전두엽 기능을 저해하는 활동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두엽은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판단의 기능을 하는 뇌의 CEO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이 많더라도 일의 순서를 올바르게 정하고, 한 번에 하나씩 해나가야 합니다.


우선순위 지도 활용하기



시간관리 교육에서 자주 소개되는 아이젠하워 우선순위 매트릭스입니다. 업무의 중요성과 긴급성을 기준으로 업무를 구분하고 중요하지 않고 시급하지 않은 일은 제거하거나 위임하라는 것인데요.


맡겨진 일을 제거하거나 위임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요! ㅠ_ㅠ


이 매트릭스를 보는 실무자 분들은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젠하워는 수많은 부하를 거느린 미국의 최고 사령관이었고, 현실 세계의 실무자는 홀로 적진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일개 병사일 뿐이죠.




이런 아쉬움을 담아 실무자 관점에서 할 일 우선순위 지도를 제 나름의 기준으로 그려봤습니다. 수시로 갑작스러운 업무 지시를 받고, 여러 부서/사람과 관련된 스케줄을 맞춰 나가야 하는 PM,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하는 실무자분들이 좀 더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성과를 거두는 업무 영역에 집중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할 일 우선순위 지도_ver 1.0


이 지도에서는 마감기한의 유무, 혼자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기준으로 축을 나눠 1번~4번 영역으로 업무 우선순위를 구분하고 하나씩 처리해 나갈 수 있도록 했는데요. 살펴보면 굉장히 쉬운 개념이지만 일상에서 우리는 여러 업무에 묻혀 어느새 기계적으로 일을 마구 섞어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프레임워크를 기억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2번 영역은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고, 3~4번 영역에 집중하는 것이 이 프레임워크의 핵심입니다.


①번 영역 : 마감기한 (O), 함께 하는 일

- 일의 마감 기한이 분명히 존재하는 동시에 여러 사람 혹은 조직이 관여된 업무

- 예) 파일럿 테스트, 의사결정 회의, 중간보고, 미팅 일정/장소 취합 등


내가 CEO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업무는 나 홀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또 혼자서 하는 업무는 Output의 한계가 있으며, 회사 일은 대부분 정답이란 게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감기한이 다가오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함께 하는 업무들은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합니다.


많은 업무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1번 영역의 업무를 깜빡하고 놓치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려 급하게 업무를 요청하면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왜 검토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았는지, 촉박하게 마감기한을 설정해두고 회신 달라고 하면 이게 통보지 부탁이냐와 같은 볼멘소리를 듣기 좋습니다.


1번 영역의 일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사람이 함께 관여하기에 빠르게 시작할수록 모두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업무 효과성은 그만큼 커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조직의 동의를 구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1번 영역의 업무를 먼저 시작하면 혼자서 많은 시간을 투자해 노력한 아이디어가 조직의 동의를 얻지 못해서 없던 일이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②번 영역: 마감기한 (O), 혼자 하는 일

- 일의 마감기한이 분명하고, 나 스스로 판단/결정해 실행할 수 있는 일

- 예) 기획/결과 보고서 작성, 세미나 발표자료 준비, 보고서 작성을 위한 데이터 정리 등


사람의 심리가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남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일은 불확실성이 크기에 부담스럽습니다. 또 내 생각이 덜 정리된 것 같아 불안한 마음에 팀에 공유하거나 토의하는 과정을 최대한 뒤로 미룹니다.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고, 마감기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순서를 뒤바꾸어 먼저 진행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2번 영역의 업무는 바쁘더라도 1번 영역(마감기한 있고, 함께 하는 일)의 일을 끝내 놓거나 의견을 구해놓고 시작해야 합니다. 혼자서 하는 일은 얼마든지 내 뜻대로 페이스 조절이 가능하지만, 타인을 참여시키고 의견을 듣는 일을 부메랑을 날려둔 것처럼 되돌아오는데 시간이 필요하고, 부메랑을 받아 들고 결과를 정리하는 시간 또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③번 영역: 마감기한 (X), 함께 하는 일

- 당장 눈앞에 마감기한이 도래하지 않은 일이면서 유관 부서/고객 등 이해관계자가 관여된 일

- 예) 대행사/컨설팅사 미팅, 업무 방향성 회의, 상사와의 면담, 조직 내 네트워크 확대


1, 2번 영역의 일에서 빠져나와 여유가 생기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바로 3번 영역의 일들입니다. 색다른 아이디어와 새로운 관점을 갖기 위해서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하기 전에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업체 미팅을 진행하며 자료를 모으는 등의 일을 해야 합니다. 리더십 교육에서는 직책자분들에게 점심시간에 팀원들과 점심만 먹지 말고, 타 부서 팀장 혹은 외부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약속을 꾸준히 잡으라고 조언합니다. 3번 영역에 시간을 많이 투자할수록 나무가 아닌 숲을 볼 수 있고, 나의 업무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이 생겨납니다.


④ 마감기한이 없고, 혼자 할 수 있는 일

- 스스로의 연구하거나 새로운 기획을 위해 준비하는 업무

- 예) 세미나/콘퍼런스 참석을 통한 배움, 자료 조사, 데이터 분석, 업무 목표 수립


눈 앞에 바쁜 업무(1번, 2번 영역)도 끝내 놓았고, 새로운 관점과 시야 확보를 위한 일(3번 영역)도 충분히 진행했다면 이런 정보들을 바탕으로 스스로 소화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개인적인 스터디가 될 수도 있고, 여러 관점과 의견에 기초하여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자료를 찾아보거나, 좀 더 발전적인 고민과 업무 성과를 낼 부분들을 찾아 나갑니다.


4번 영역의 업무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거나, 차별화된 성과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아이디어들이 탄생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기서 떠올린 아이디어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행에 옮기는 것입니다.




직장에서 남들과 차별화된 성과를 만들어 낸다는 것  


기존에 하던 방식대로 업무를 진행하거나, 작은 개선만 하다 보면 절대 티가 나지 않습니다.


이직 후 4번의 성과평가를 거쳤는데요. 초반 2년간 새 업무에 적응하면서 나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정신없이 바빴고, 연초 설정했던 KPI는 항상 초과 달성해 왔습니다. 하지만 평가 결과는 항상 '보통'이었습니다. 3년 차에서야 비로소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는데 돌이켜보니 맡겨진 업무를 절대적으로 많이 해서가 아니라, 3~4번 영역의 업무에 집중했던 시간이 꽤나 많았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나온 아이디어들을 실행에 옮겨 가시적인 성과들을 보여주면서 조직에서 성과를 인정받았던 것이죠.


소개드린 할 일 우선순위 지도를 자주 떠올리고 일의 순서를 리스트업해 하나하나 집중해 지워나가면 어떨까요? 진짜 성과를 내기 위한 차별화된 업무 방식과 목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하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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