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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모레비 Nov 23. 2019

후회 없는 퇴사를 위한 세 가지 질문

중장기 목표, 내부 기회 모색, Plan B 관점으로 체크하기

복잡한 퇴사 고민을 끝내고 싶다면


10 년의 직장생활  저는 3 퇴사를 결심하고, 이직을 했습니다.  직장에서의 퇴사 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직속 팀장님의 수없는 만류로 인해 감정적인 소모가 컸으며, 함께 일하는 동기와 선배에 대한 미안함, '후회 없는 결정일까?'라는 내적 갈등까지  힘들게 했으니 말이죠.


또 어렵사리 퇴사에 대한 고민을 가까운 지인들에게 털어놓으면 공감해주는 친구들도 있지만 대부분 "남들 다 가고 싶어 하는 번듯한 직장을 왜?", "정신 차리고 다시 생각해봐라. 회사는 정글, 나오면 지옥이야"이라는 맥 빠지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누구나 퇴사를 고민하며 살지만 후회 없는 퇴사를 위해 미리 챙겨야 할 것들을 가끔은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충분하지 못한 성급한 결정은 퇴사를 후회하게 만들기도 하고, 공백 기간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세 번의 나름 만족스러웠던 이직 경험을 바탕으로 후회 없는 퇴사를 위해 자신에게 던질 세 가지 질문을 고민해봤습니다.




Q1. 퇴사의 목적이 향후 10년 혹은 짧게는 5년 후 내 목표와 연결이 되는가?


회사를 떠나는 이유_[출처] 사람인 /  https://www.saramin.co.kr/


퇴사를 고민하기 시작하는 문제는 다양하지만 직장인에게 퇴사를 결심한 이유를 물어보면 직속 상사와의 갈등으로 인해 퇴사를 결심했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는 설문 결과를 종종 접하게 됩니다.


회사에 소속되어 일하면서 사람과 부딪히며 일하는 것은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숙명인데요. 특히나 직속 팀장님과의 갈등, 관계에서 오는 일방적인 스트레스는 월요병이 아니라 출근 자체를 두렵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런 스트레스가 커지면 우리는 퇴사를 결심하게 됩니다.



언제 어디서나 일정 수의 또라이는 존재한다는 사회생활의 법칙. 만약 주변에 또라이가 없다면? 자신을 의심하라고 합니다. :(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 들어보셨나요? 어딜 가나 이상한 사람 하나쯤은 있다는 사회생활의 평범한 진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퇴사의 목적은 나를 괴롭게 하는 '사람' 문제가 아닌 나의 '경력개발'이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현 직장에서 담당하고 있는 업무가 내가 꿈꾸는 일과 연결되어 있고, 큰 도움이 된다라면 사람 문제로 퇴사하는 것은 후회될 수 있습니다. 심한 말로 직속 상사가 폭언을 하거나 불합리한 업무 지시를 내리며 내 소중한 경력을 위협(?)하는 장애물 역할을 하고 있다면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아두었다가 인사팀 혹은 감사팀에 고발하는 것도 최후의 수단 중 하나입니다. (정말 최후의 수단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말씀드리면, 저는 3번의 퇴사를 결심하고 이직하는 과정에서 한 번의 공백기가 있었습니다. 공백기는 퇴사한 분들에게 굉장히 큰 압박감을 주는데요. 특히나 사람이 싫어 회사를 떠나는 경우라면 공백기간을 갑자기 마주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있게 버텨낼 수 있었던 건 이 공백기 또한 꿈을 향해 차곡차곡 경력을 쌓아가기 위한 준비 기간이라는 스스로의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사람 문제가 아닌 나의 미래를 위해 결정한 퇴사는 자칫 좌절로 이어질 수 있는 공백기를 버텨낼 수 있는 큰 힘이 됩니다.


Q2. 선배 혹은 팀장과 경력에 대한 고민을 나눠본 적이 있는가?


1번 질문에 충분한 대답을 하셨다면, 직장 내 변하지 않는 업무와 역할로 인해 매너리즘에 빠져 퇴사를 고민하고 계신 분일 확률이 높습니다. 우리는 경력개발을 위해 시기적절한 업무 변경, 역할 변경이 필요합니다.


표면적으로 새로운 업무 경험은 우리의 이력서를 채우는 1줄이라고 말씀드릴 수도 있지만 결국 이력서 한 줄로 표현할 수 없는 큰 가치가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서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합니다.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일도 직접 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표현과 고민의 깊이가 다른 법입니다.


저는 인사팀에 속해 있기에 보상, 조직관리, 교육 등 어떤 한 가지 영역에서만 일하면서 같은 업무를 3~4년째 반복하는 동료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같은 업무를 반복하다 보니 대부분은 새로운 업무 경험에 대한 갈증, 기존에 반복되는 업무로 인한 매너리즘을 겪습니다. 근데 어떤 친구들은 이런 상황을 고정적으로 봅니다. 누구에게 말해도 회사에서 잘 안될 거야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포기해 버립니다.


하지만 어떤 친구들은 스스로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봅니다. 팀장님과의 면담, 선배와의 대화 등에서 끊임없이 본인의 경력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고, 다른 업무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꾸준히 피력합니다.


조직에서 어떤 새로운 업무가 생겼거나, 역할 분장을 할 때 그분들은 어떤 친구가 떠오를까요? 자연스레 평소 관심이 많고, 적극적인 친구에게 새로운 업무를 맡깁니다. 평소에 자신의 맡은 바 업무를 책임감 있게 잘 수행하고 있고, 욕심을 보이는 후배를 그냥 내버려 둘 리 없습니다.


새로운 업무 경험을 갖기 쉽지 않은 상황이고, 회사 내부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는 최악의 상황이더라도 이렇게 꾸준히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과정은 최소한 감정 소모 없는 퇴사를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고민을 평소부터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현재 상황에서 쉽지 않아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겠습니다."라고 하는 후배에게는 퇴사에 대한 서운함과 원망보다는 미안함 마음과 잘됐으면 하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줄 수밖에 없습니다.


Q3. Plan B가 있는가?


두 번째 질문까지도 잘 답변하셨다면 성공적인 퇴사를 하기 위한 실질적인 부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떻게 잘 되겠지'라는 생각은 우리가 퇴사하기 전에 가장 경계해야 하는 마음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편향적으로 정보를 수용하기에 퇴사에 대한 결심이 서면 비판적 사고보다는 내가 퇴사할 수밖에 없는 이유, 나가면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모으고 생각을 공고히 하게 됩니다.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이 있습니다. 저한테 맞기 전까지는"_핵주먹 마이크 타이슨


3번의 이직 중 제가 가장 힘들었을 때는 첫 직장 퇴사 후 가졌던 6개월의 공백 기간이었습니다. 당장의 '리프레시, 휴식, 힐링'이 목표였다면 조금 덜 힘들었을 수도 있지만 전 새로운 직무를 위한 이직이 목표였기 때문에 그 공백 기간을 견디기 힘들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저를 압박해왔습니다.


직장 경력이 2~3년만 돼도 여러 헤드헌터 분들에게 연락이 오는 매력적인 경력이 만들어집니다. 어느 조직에서나 초기 훈련비용이 크기에 2~3년 정도 경력을 쌓은 실무자들은 언제든 수요가 높은 법이죠.


하지만 합격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헤드헌터의 단순한 제안들, 여러 면접 기회만을 보고 퇴사를 바로 결심해 버리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 될 수 있습니다. 도서 [오리지널스]에서는 일찍 일어나는 새가 일찍 먹이를 찾는다를 관점을 달리해 ‘늦게 일어나는 새가 맹금류에게 잡아먹힐 위기를 피한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때로는 결정을 최대한 미루는 것이 최선의 결정이라는 뜻이죠.


최선의 퇴사 타이밍은? 이직할 곳이 확정되어 있다면 가장 좋습니다.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불가피하게 퇴사를 하는 경우라면 적어도 이직을 준비하는 기간 중 나의 금전적인 문제나 멘탈을 관리해줄 확실한 방법이 있다고 판단될 때 퇴사를 결심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끝으로 새로운 경력을 시작하는 직장의 중요성은 수십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직을 처음 하는 분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는 그 직장의 '네임 밸류'만을 보고 결정하는 것입니다.


직무 적합성이 좀 맞지 않더라도, 조금의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더라도, 공백이 자주 발생하는 자리일지라도 '인지도'와 '연봉'만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이직 회사를 결정한다면 후회할 확률이 높습니다. 즉 이상과 현실의 Gap이 클수록 우리는 더 큰 후회를 하게 됩니다.


인생 샷만 기대하며 여행지에 간다면? 현실을 마주한 채 폭풍 실망할지 모릅니다.


우리는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봐야 합니다. 단순히 올해 매출액이 높다거나 내가 아는 제품을 많이 팔고 있다고, 여러 기사에서 자주 노출되는 기업이라고 좋은 기업일 수 없습니다. 이직을 목표로 하는 곳이 상장된 기업이라면 전자공시를 통해 재무제표의 여러 측면을 꼭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재무제표 보는 법을 복잡하게 배우고 싶지 않다면, 최근 3년간의 매출 추이, 영업이익 추이 등을 확인하면서 회사가 견고히 성장해 나가고 있는지 체크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회사와 업의 특성을 잘 알아야 합니다. 가고 싶은 회사의 조직문화는 어떤지, 경영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산업의 특성은 어떤지 여러 기사들을 통해 접할 수 있습니다. 주로 고객을 대상으로 직접 홍보와 상품 판매를 하는 B2C 기업은 빠르게 변화해야 하고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기에 빠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가질 확률이 높고, B2B 사업을 하는 곳 혹은 공기관은 보수적이고 관료적인 문화를 가질 확률이 높죠. (물론 또 저마다의 특성은 세밀하게 다르기 마련입니다.)


기사로 접하는 회사 관련 소식을 보고 '어차피 회사 PR팀에서 신문사 통해 홍보하는 거지 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최소한 브랜딩을 꾸준히 해나가는 회사라는 것은 '인재 채용과 선발 그리고 유지'에 대한 중요성에 공감하는 회사입니다.


요즘은 잡플래닛이나 블라인드 등 여러 직장인 대상 어플을 통해 회사 이름만 입력해도 면접 후기, 퇴사자의 평가 등 다양한 측면에서 회사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신문 기사를 통해, 지인을 통해, 플랫폼을 통해 미리 접할 수 있는 정보들로 최대한 가고 싶은 회사를 입체적으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마치며.


직장생활을 하며 퇴사만큼 어려운 의사결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소개드린 세 가지 질문을 통해 후회 없는 퇴사를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퇴사라는 경험은 경력을 더 멋지게 가꾸어 나가는 나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소중한 디딤돌이 되어야 합니다. 퇴사를 고민하시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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