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아픈 아이들)

feat. 내가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기대?!

by 시쓰는국어쌤

"선생님 저 배 아파요"

"선생님 저 머리 아파요"


학기초부터 유난히

나와 눈만 마주치면

아프다는 말을 하는 우리반 여학생


보건실에 가라는 말밖에 해줄 수가 없는데..


"갔다 왔어요. 근데도 아파요."


조퇴를 해야할것 같냐고 물어보면 그건 아니라고 한다.


'날더러 어쩌라는..'


그리고 오늘도 마찬가지


"선생님 저 여기 아파요."

이러면서 손가락을 내민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아이도 덩달아

"저도 여기 아파요"

라면서 엄지와 검지 손가락 중간을 벌린다.


'대체 어디가..?'


겉보기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

기술 시간에 글루건에 데었다고 한다.


'나는 F인데, 사실 T인가?'

그냥 깨끗하고 새하얀 손만 보일뿐,

그 아픔의 흔적이란 것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보이질 않으니

나도 답답하다.

마음으로 보아야 하는데


"저 여기 아프다고요."

"저도요"


그러자 옆에서 한 아이가 팔의 흉터를 보여주며


"야 나는 3도 화상도 입어봤어."

이러자 둘의 '아프다'라는 말이 쏙 들어갔다.


그 이후로 아무렇지 않게 수업을 하고

책도 읽고 일상생활을 잘 유지한다.


아프다는 말을 안할 때는

동영상 릴스를 같이 찍자고 하거나

시험을 잘 보면 우리반 앞에서 춤을 춰달라고 한다

흠........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왜 자꾸 나한테 아프다는 말을할까?

일주일에 한번 꼴로 눈만 마주치면 아프다고 한다.

딱히 아파서 말하는 건 아닌것 같은데 말이다.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일까

아이는 아팠을적 누군가의 진심어린 관심과

보살핌을 받았던 기억이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계속 반사적으로 '아프다'라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닐지..


아프기 전에

대일밴드같은 말 한마디씩을

붙여주면 될까.


그런 말은 어떤 말일까?

대단한 말보다는

함께하는 말이지 않을까

가장 익숙하고 가까운 모습의 말

요즘 학원은 몇시에 끝나는지,

다리는 왜 다친건지,

몇시에 일어나는지,

제일 좋아하는 과자가 뭔지,

요즘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친한 친구와는 지금도 잘 지내는지 묻는 말,

그런 말들을 새롭게 배워 나간다.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아픔이지만

공감하기 위해 애써야 하는 것도 나의 역할이기에,

그 아픔이 어떻게 해야 해결될 수 있는지에 관해

깊이 있게 고민해봐야겠다..


오늘도 귀에 맴도는

공포의 네글자

"저 아파요."


그리고

"저희랑 릴스 찍어요."


나도 그들에게 말한다.

"쌤이랑 같이 텃밭 가꾸기 하자"


서로 원하는걸 들어주지 않는다.

양립할 수 없는

창과 방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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